(영상)미국, 유럽 이어 일본도 관세 폐지…K-철강 어쩌나
'쿼터제'로 수출량 줄었는데…가격 경쟁력까지 하락
철강업계 "GASS 참여로 재협상 이끌어내야"
2021-12-16 06:00:16 2021-12-16 06:00:16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미국이 유럽연합(EU)에 이어 일본까지 철강 무관세 적용을 추진하면서 우리 업체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위기다. 가뜩이나 '쿼터제' 적용으로 수출 물량이 줄어든 상황인데, 유럽과 일본산에 가격 경쟁력까지 밀리게 됐기 때문이다.
 
15일 블룸버그 등 외신과 철강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일본 정부에 최근 철강 관세 분쟁 해결 방안을 제안했다. 이번에 제안한 안은 일정한 양의 철강과 알루미늄을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하는 방식이다.
 
이는 미국과 EU가 앞서 합의한 저율관세할당(TRQ) 방식과 비슷하다. 이는 일정 물량에 저율 관세를 부과하고 초과 물량에는 높은 관세를 매기는 것을 말한다.
 
미국이 EU에 이어 일본과도 관세 철폐를 추진하는 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EU와의 관세 합의를 설명하면서 '더러운 중국산 철강'을 제한하기 위함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이 유럽연합(EU)에 이어 일본까지 철강 무관세 적용을 추진하면서 우리나라 업체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위기다. 사진은 세아제강 강관. 사진/세아제강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3월 무역확장법 232조를 시행하며 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씩 관세를 매기기로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율 관세 대상에선 제외됐지만 수출 물량을 최근 3년간 평균 물량의 70%로 제한하는 '수출 쿼터제'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미국 수출량은 연간 268만톤을 넘기지 못하게 됐다.
 
미국이 EU에 이어 일본 철강 제품까지 관세가 줄어들자 우리나라 철강사들은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이번 조치로 EU와 일본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철강 관세 재협상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나 미국은 묵묵부답인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미국이 주도하는 '반중 철강동맹'인 'GASS(철강·알루미늄의 지속가능한 협정)'에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재협상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미국이 지난 10월 EU와 철강 분쟁에 합의하면서 '비시장(non-market)'에 대응해 추진키로 한 협력체다. 과잉 생산을 막고, 탄소 감축 노력을 통해 철강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사실상 중국을 겨냥했다. 업계에선 이 협력체 참여 여부에 따라 미국이 재협상 기회를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또한 GASS 참여 외에 재협상을 진행하기 위한 뾰족한 수가 없어 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까진 이와 관련해 구체화한 내용은 없다는 입장이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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