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습기 등 재고 처리 직원에게 떠넘겨…신일전자 '과징금 처벌'
강매 제품 실적 정기 공개해 압박
인사고과 반영하고 급여서 공제하기도
2023-06-06 12:00:00 2023-06-06 12:00:00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신일전자가 자사 가전 제품 재고를 임직원에게 구입하도록 강요하다 공정당국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신일전자는 관련 실적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직원들을 압박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특정 제품은 강제로 할당한 후 해당 가격을 급여에서 공제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신일전자가 임직원에 자사 제품을 구입 또는 판매하도록 강요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1000만원을 부과한다고 5일 밝혔습니다.
 
조사 내용을 보면, 신일전자는 2013년부터 재고 처리가 필요한 제품을 주기적으로 임직원들에 판매했습니다.
 
특히 판매가 부진해 악성 재고로 남은 카페트 매트, 제습기, 연수기, 듀얼자동칫솔, 가습기 5개 제품을 구입하거나 판매하도록 강제했습니다.
 
회사는 개인의 판매 실적을 정기적으로 공개해 심리적 압박감을 줬습니다. 카페트 매트의 경우 개인별 판매 목표를 할당하고 모든 임직원이 참여하는 판매 행사임을 강조했습니다.
 
개인 출고 실적 공개는 물론, 대표이사 특별지시로 판매 기간을 연장해 미달성한 직원의 목표 달성을 독촉하기도 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신일전자가 임직원에 자사 제품을 구입 또는 판매하도록 강요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000만원을 부과한다고 5일 밝혔습니다. 사진은 신일전자 사옥. (사진=신일전자)
 
아울러 제습기의 경우 2014년, 2016년 판매량이 부진하자 재고 소진을 위해 임직원 구입을 강요했습니다.
 
전산시스템을 통해 판매 실적을 매주 전 직원에게 공지했고 미달하는 직원에게는 강제 판매와 함께 패널티도 부과했습니다. 특정 부서에서는 판매 실적을 인사고과에 반영하기도 했습니다.
 
9만원상당의 연수기의 경우는 임직원 1인당 1개씩 강제 할당하고 익월 급여에서 일방적으로 공제하는 식으로 판매했습니다.
 
듀얼 자동 칫솔 또한 5대 가격이 39만원가량을 미구매 직원의 성과급에서 강제로 공제했습니다. 이와 같은 판매 강요로 신일전자가 약 19억원의 매출을 부당하게 취득했다는 게 공정위 측의 설명입니다.
 
다만 위원회 조사 과정에 신일전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처분에 대해 모두 인정하고 수락한 점을 고려해 과징금은 일부 감경했습니다.
 
장혜림 서울지방공정거래사무소 경쟁과장은 "이번 조치는 사업자가 가격·품질·서비스와 같은 공정한 경쟁 수단이 아닌 고용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임직원의 의사와 관계 없이 자사 제품을 강제로 구입하도록 하는 부당한 사원 판매를 지속하는 상황을 개선한 것"이라며 "사업자가 자신의 고용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제품을 강매하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신일전자가 임직원에 자사 제품을 구입 또는 판매하도록 강요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000만원을 부과한다고 5일 밝혔습니다. 사진은 공정위 세종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세종=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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