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중국의 물가 오름세 확대가 무역 경로를 통해 우리나라 물가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추후 중국 물가의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국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자극할 가능성에 유의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국은행은 29일 발간한 '대중 수입구조를 고려한 중국 물가의 국내 물가 파급영향' 보고서를 통해 향후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지속, 공급병목 현상 장기화 등으로 중국 생산자·수출 물가가 장기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경우, 국내 물가에 적지 않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은은 중국과 중국산 중간재를 사용하는 아세안 5개국(인도네시아·태국·베트남·필리핀·말레이시아)으로부터 수입되는 소비재에 구매 빈도가 높은 생필품이 다수 포함돼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중국 물가 상승세가 국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더욱이 중국산 중간재(원재료+자본재)의 경우 수입 단가 상승이 아직 본격적으로 소비자 물가에 반영되지도 않았다고 부연했다.
중국 생산자물가는 지난 9월 이후 전년 동월 대비 두 자릿수의 높은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수출 물가 역시 오름세가 크게 확대됐다. 우리나라의 대중 수입 비중은 2002년 11%에서 2010년에는 17%로 늘었으며 2020년에는 23%까지 차지하는 등 점차 커지는 추세다.
한은이 이 같은 대중 수입구조를 고려해 중국 물가 상승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해 본 결과 대중 수입 소비재 및 중국산 중간재가 투입된 대아세안 5개국 수입 소비재 관련 품목의 국내 소비자 물가 기여도가 점차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국산 소비재에 대한 중국산 중간재의 비용 상승 압력도 증대됐다고 해석했다.
대중, 대아세안 5개국 수입 소비재 중 생활용품, 음식료품 등은 수입단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며 국내 소비자 가격 상승폭도 확대됐다. 가전이나 의류의 경우 최근 수입단가 상승이 점차 국내 소비자 가격에 전가되는 조짐마저 일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중국산 중간재 수입단가 상승은 아직 국산 소비재 가격에는 뚜렷하게 전가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기업의 생산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이 역시 향후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개연성은 있다는 분석이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 차장 "중국의 생산자 물가 및 수출 물가 상승이 우리나라의 대중 수입 소비재나 중국 이외에서 중국산 중간재를 투입해 생산된 소비재 가격에 전가돼 국내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중국 물가의 높은 오름세가 국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자극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은행은 29일 발간한 '대중 수입구조를 고려한 중국 물가의 국내 물가 파급영향' 보고서를 통해 향후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지속, 공급병목 현상 장기화 등으로 중국 생산자·수출 물가가 장기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경우, 국내 물가에 적지 않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사진은 중국 어선들에 중국 국기들이 달려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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