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김병찬 "우발적 살인" 항변…유족 "반성 없어 사형 불가피"
접근금지 등 조치에 흉기 들고 찾아가 범행
김병찬 "스마트워치 경찰 소리에 우발적"
피해자 동생 "누가 흉기 들고 대화하냐" 오열
2022-01-20 16:08:16 2022-01-21 08:48:06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자신의 스토킹을 신고한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김병찬이 첫 재판에서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재판장 김래니)는 20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보복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병찬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검찰은 경제적 무능과 폭력적 성향을 이유로 A씨로부터 이별을 통보받은 김병찬이 집요하게 찾아가 감금·폭행을 저질러 법원에서 접근금지 통보받은 뒤 A씨를 살해할 마음을 먹었다고 공소사실을 설명했다.
 
검찰은 김병찬이 지난해 11월18일 모자와 흉기를 구입해 다음날 A씨 주거지를 찾아가 위협했고 이 과정에서 A씨가 경찰 신고를 취소하지 않는다며 흉기를 열 네 차례 휘둘러 사망케 했다고 말했다.
 
김병찬은 A씨 스마트워치에서 흘러나온 경찰 목소리를 듣고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김병찬은 "죽이려는 생각으로 찌른 것이 아니고 아무 생각이 없었다"고 말했다.
 
재판부가 모자를 구입한 이유를 묻자 "모자는 머리가 많이 눌린 상태여서 헤어 때문"이라며 "(접근금지 명령으로) 경찰에게 보이면 안될 것 같다는 목적"이라고 답했다. 흉기 구입에 대해서는 "대화를 하고 싶었는데 알될까봐"라며 "위협 용도"라고 주장했다.
 
김병찬 측은 재판부에 양형조사와 정신감정을 신청하기도 했다. 변호인은 김병찬이 성장 과정에서 어머니를 여의고 어려운 생활을 하며 비이성적인 행동할 때가 많았고 성격장애가 있다면 범행의 원인이 될 수 있는지 검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심신미약 주장은 아니다"라고 했다. 김병찬이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이날 법정에는 A씨 동생 B씨가 나와 김병찬의 주장을 반박했다. 경찰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B씨는 "반성하고 있다고 변호인이 말했는데 검사님이 사건을 말씀하실 때도 고개 젓고 있는 게 무슨 반성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김병찬은) 스마트워치(를 말하며) 계획한 것이 아니라고 했는데 이미 흉기를 들고 간 것 자체가 그런 여지를 만든 것"이라며 "대화를 하려면 누가 흉기를 들고 가느냐"며 흐느꼈다.
 
또 다른 유족도 재판 직후 "반성하는 기색도 목소리도 전혀 없다"며 "당연히 사형 시켜야 한다. 저런 사람에게 인권이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재판부는 향후 동생 B씨를 김병찬의 양형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다음 공판은 3월16일에 열린다.
 
스토킹 피해를 수차례 신고해 신변보호를 받던 3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병찬이 지난해 11월29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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