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박연욱)는 27일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뇌물) 혐의로 기소된 김학의 전 차관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전 차관에게 뇌물을 제공했다는 사업가 최모씨 진술에 대해 "증거 능력은 있으나,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검찰사건사무규칙(법무부령) 189조에 검사의 증인 사전면담 근거 규정을 두고 있어 그 자체를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며 "최씨의 법정 진술은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해 법관의 면전에서 선서를 하고 증언을 했고, 이후 피고인의 반대신문도 충분히 이뤄졌으므로 그 자체는 공판중심주의, 직접심리주의를 위반하는 등 위법이 없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최씨가 연루된 사건에 관해 청탁을 했는지, 차명 휴대전화를 준 경위가 어떠한지 등에 관한 진술이 변경돼 일관성이 없고, 진술이 변경된 경위에 관한 설명 역시 객관적으로 상당하지는 않다"며 "상품권 교부, 금액 수수와 관련해 최씨 진술은 객관적인 증거에 들어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6일 진행된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서 징역 5년에 벌금 1000만원, 4300만원 상당의 추징 명령을 구형했다.
김 전 차관은 건설업자 윤중천씨와 최씨로부터 성 접대 등 향응, 현금과 수표, 그림, 명품 의류, 상품권, 차명 휴대전화 대금 등 총 1억8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 2019년 6월 기소됐다.
1심은 금품과 성 접대 수수 등 혐의에 대해 공소시효 도과와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김 전 차관의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2심은 윤씨로부터 받은 금품과 성 접대 등 혐의에 대해 무죄 또는 면소 판결했지만, 최씨의 번복된 증언에 따라 김 전 차관이 4300만원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받은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2년6개월에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최씨 진술의 신빙성을 문제 삼아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검사가 증인신문 전 면담 과정에서 회유나 압박 등으로 최씨의 법정 진술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점을 증인의 진술 등으로 증명하지 못하는 한 원심이 1심과 달리 유죄로 판단한 근거가 된 최씨의 법정 진술은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뇌물수수 혐의에 관한 파기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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