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최근 상장한 기업들의 기관 보유 주식 의무보호예수 기간 해제가 도래하면서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업공개(IPO) 대어로 인기를 한몸에 받았던 카카오페이를 비롯해
카카오뱅크(323410),
크래프톤(259960) 등이 상장한 지 각각 3개월, 6개월이 되면서 팔지 않기로 약속된 물량이 시장에 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고평가 논란으로 상장 이후 주가가 부진한 데다 ‘먹튀’ 논란까지 있어 기관들의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카카오페이(377300)는 전거래일 보다 1500원(1.19%) 하락한 12만4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장 초반부터 주가가 급락하면서 회사의 주가는 52주 신저가(11만7000원)을 새로 썼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기관들이 3개월 의무보유를 확약했던 물량이 이날 풀리면서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물량은 기관 배정 총 935만주의 23.8%(222만2087주)에 해당한다. 카카오페이 전체 주식 수와 대비하면 1.68%다. 앞으로 기관들이 풀어낼 물량이 남아있는 만큼 오버행(시장에 나올 수 있는 잠재적 매도물량) 이슈는 지속될 전망이다. 3월과 4월에는 각각 17만874주, 13만4199주, 상장 6개월째인 5월에는 169만7924주에 대한 의무보유 기간이 끝난다.
의무보유 확약은 기업이 기업공개(IPO)로 새로 주식을 발행했을 때 대주주와 기관 등이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제도다. 통상 의무보유 확약이 해제되면 기관이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그동안 묶여 있던 주식 물량을 시장에 풀면서 기업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카카오페이의 경우 고평가 논란, 규제 리스크 등이 불거지면서 주가가 약세를 나타냈고 여기에 주요 임원들이 카카오페이 주식을 상장 한 달 만에 대거 매도해 이른바 ‘먹튀’ 논란에 휩싸이면서 투자심리는 차갑게 식은 상태다. 현재까진 공모가(9만원) 대비 30% 웃돌아 수익 실현이 가능한 상태인 만큼 기관들의 차익실현 욕구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이날 기관은 490억원 가량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 역시 오버행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오는 6일에는 카카오뱅크가 상장한 지 6개월 째 되는 날로 기관투자자의 배정 물량 전체의 36.81%(1326만150주)에 해당하는 물량이 대거 시장에 풀리게 된다. 이는 카카오뱅크 전체 상장 주식수(4억7516만주)의 2.79%에 해당한다. 카카오뱅크의 현재 주가는 공모가(3만9000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작년 고점(9만4400원)과 비교하면 50% 이상 하락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카카오 그룹에 대한 투자의견을 쉽사리 높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페이에 대해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수익성 개선 지연과 시장의 신뢰 하락을 고려해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한다”면서 “수익성 회복을 통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주가 반등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카카오뱅크에 대해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강화된 정부 규제로 인한 이익 성장 둔화를 고려하면 올해와 내년 순이익을 각각 27.8%, 23.6% 하향 조정했다”면서 “수익 전망 하향을 고려해 기존 투자의견인 ‘Marketperform(시장수익률)’ 의견을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는 10일 크래프톤이 상장한 지 6개월이 된다. 작년 하반기 IPO 최대어로 이름을 날리던 크래프톤은 고평가 논란에 상장 공모가(49만8000원)에도 한참이나 못미치는 주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지난 3월 기관투자자의 전체 물량(570만6436주)의 55.1%가 미확약 물량인 데다 3개월 확약 물량(135만4953주)도 시장에 풀렸다. 6개월째 되는 날에는 21만900주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미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이 상장 3개월 이후부터 보호예수 물량이 대거 출회된 바 있다”면서 “대어급 기업의 IPO 보호예수 물량 출회는 해당 기업은 물론 시장 전체로 여파가 이어질 수있어 수급 영향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의 기관 보유 일부 물량이 3일 해제된다. 사진/뉴시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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