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택 시장 안정 자신감…대선이 변수
수도권 아파트값 30개월 만에 하락 반전
정부, 설 연휴 이후로도 부동산 시장 안정세 지속 자신감
대선 후보들, 대체로 공급 확대를 언급…시장 자극 충분
대선이 올해 주택 시장 흐름의 변곡점 될 수도
2022-02-06 14:00:00 2022-02-06 14:00:00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정부가 설 연휴 직후에도 부동산 시장 안정세가 지속될 것으로 자신하는 모양새다. 오랜 시간 집값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정부는 최근 거래 시장이 모처럼 소강상태를 보이자 공급 확대 등 지원책을 병행해 이 같은 흐름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각오도 다지고 있다.
 
다만 업계는 내달 대통령 선거가 예고돼 있어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고강도 대출 규제에 추가 금리 인상 우려까지 겹쳐 시장 분위기가 단기간 내 상승 반전하긴 어렵겠지만, 각 후보들의 부동산 관련 정책 공약들로 인해 중장기적으로 주택 시장이 다시금 재점화할 가능성은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6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2%를 기록하며 지난 2019년 7월 4주 이후 약 2년 6개월 만에 상승세를 마무리하고 하락세로 반전했다.
 
특히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 중 아파트값 상승률 1·2위를 다퉜던 인천과 경기는 각각 -0.04%, -0.03%를 기록하며 하락 전환했다. 또 서울은 -0.01%로 2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25개구 중 상승한 곳은 단 1곳도 없었다.
 
정부도 최근 부동산 가격이 한 풀 꺾이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하향 안정세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3일 설 연휴 직후 열린 '제38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최근의 공급 확대, 심리 진정, 금리 추이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했을 때 시장 하향 안정세는 더 속도를 낼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그동안 주택 가격이 과도하게 상승했던 부분에 대한 일정 부분의 하향 조정 과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러한 방향의 정책 기조를 계속 견지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이는 지난달 회의에서 홍 부총리가 "일정 부분 조정 과정을 거칠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의견을 제시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입장 변화로 해석된다. 부동산 관련 각종 지표들이 보합 내지는 하락 반전의 흐름을 나타내는데 따른 발언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부동산 시장 안정은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과 이에 연동한 대출 규제 강화로 매수심리가 전반적으로 얼어붙은 데서 기인한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통화 긴축 움직임에 우리나라 역시 연내 수차례 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되면서,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것도 한몫하고 있다.
 
아울러 수도권을 중심으로 오랜 시간 주택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에 따른 피로도가 누적된 점도 가격 조정의 주요 요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의 바람과는 달리 중장기적 측면에서 집값 안정을 속단하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올봄까지는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대선 자체가 부동산 시장에 워낙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이후 향방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최근 전반적인 시장 지표가 하락 흐름에 있고 현장에서도 매도자, 매수자 모두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정부의 주장이 틀린 표현은 아니다"라며 "전반적인 시장 상승세 둔화 및 거래량 감소 흐름이 대선 무렵까지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부동산 관련 대선 후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체로 공급 확대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그간 다뤄지지 않았던 정비 사업도 언급되고 있는데, 이는 주택 시장 전반을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다. 대선이 향후 부동산 시장의 향방을 바꿀 수 있는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최근 시장 냉각은 대출 규제로부터 비롯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이 가운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대출을 완화하겠다는 방침에 대해 언급했다. 윤 후보 당선 시 부동산 시장의 기대심리가 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당선 시 규제 강화 움직임을 이어가겠지만, 그래도 공급을 늘리고 일부 규제 완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은 밝힌 상태다. 이 역시 시장에 변동을 줄 수 있다"며 "대선이 올해 주택 시장 흐름의 변곡점이 되지 않나 조심스레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은 지난달 3일 서울의 아파트 및 빌라 밀집 지역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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