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 한복이 등장한 것을 두고 '찬란한 역사'라며 "남의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제주 4·3사건의 피해자에 대한 예우를 강조한 그는 이승만 대통령과 미군정에 대한 평가에는 직접적인 답을 하지 않았다.
윤 후보는 5일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에서 주민들과 간담회를 한 후 기자들과 만나 "고구려와 발해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럽고 찬란한 역사"라며 "남의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날 개막한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이 등장해 문화 침탈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나온 윤 후보 입장이다.
윤석열 후보와 원희룡 선대본 정책본부장이 5일 제주 서귀포시 강정 해오름노름길에서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사진/김동현 기자
윤 후보는 제주를 방문해 첫 일정으로 제주4·3평화공원을 방문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양민이 무고하게 희생됐다고 하는 것에 대해 그 넋을 기리고 추모하고, 모든 국민이 함께 따뜻하게 보듬고 위로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국민에 대한 도리고 의무"라고 했다.
그러나 제주4·3사건 당시 이승만 대통령과 미군정의 책임을 묻는 질문에 "무고한 민간인 피해자의 희생과 피해에 대해 인권, 민주주의 가치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 국민으로서 의무와 예를 다 해야 한다"며 같은 말을 반복했다. 여기에 "거기에 대한 역사적 경위와 이런 부분은,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이며 답을 피했다. 다만 대통령 당선 시 4·3사건 추모식에 "오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후보가 5일 제주4·3평화공원을 방문해 참배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김동현 기자
한편 대장동 개발업자의 편의를 봐주고 뒷돈을 챙겼다는 혐의를 받는 곽상도 전 의원이 구속된 데에 민주당이 "범죄 몸통은 국민의힘"이라 주장한 것에 윤 후보는 자금 흐름을 수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민주당의 황당한 떠넘기기, 없는 것 지어내기, 선전·선동은 국민들이 다 아실 것"이라며 "대장동에서 벌어들인 천문학적 수익이, 누가 쓰고 현재 어디에 있는지 자금 추적은 않고 뭉개고 앉아있는 이 정부와 편파적이고 상상하기 어려운 수사당국의 행패가 황당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기득권 세력의 반칙과 특혜에 대항해 싸우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 아닌가. 돈이 어디로 갔는지 (특검이든 검찰이든)추적하라고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곽 전 의원 하나로 국민의힘 게이트라는 데 대장동 설계·집행이 누구 손에서 이뤄졌냐"며 이재명 후보를 겨냥했다.
자신을 겨냥해 "소모적인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배치 찬반 논쟁보다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 완성이 더 급하다"라고 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향해서는 "괜히 쓸 데 없는 사드를 들여오겠냐"며 "L-SAM(장거리 지대공미사일)2도 개발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려 2030년이 돼야 실전배치·전력화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제주=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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