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현대제철이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 기초소재연구센터와 함께 1.8GPa(기가파스칼) 프리미엄 핫스탬핑강을 개발해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현대제철에 따르면 현대차의 차세대 전기차 제네시스 일렉트리파이드 G80(G80EV)과 신형 G90에 신규 강종이 공급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부터 현대차에 초도 공급을 시작했고 올해부터 매년 14.5만장을 공급한다. 이는 전기차 약 3만대에 사용할 수 있는 수량이다.
1.8GPa 초고강도 핫스탬핑강은 차량 무게를 줄이고 자동차 충돌 시 승객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기존 1.5GPa 핫스탬핑강 대비 인장강도를 20% 향상시켰고 부품 제작시 약 10% 가볍게 할 수 있다.
일반적인 핫스탬핑 공법은 가열로에서 강판을 900℃ 이상 고온으로 가열해 금형에 넣고 급속 냉각시켜 부품을 만든다. 현대제철과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 기초소재연구센터는 기존 방식을 벗어나 가열로의 온도를 50℃ 이상 낮춘 특화 공법을 개발해 부품 생산에 적용했다.
이 공법은 강판에 수소 성분이 침투하지 못하도록 막아 내부 균열이 발생하지 않게 한다. 이를 통해 용접성 개선은 물론 부식에도 강한 강판 생산이 가능해졌다. 온도를 낮춰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 사용량도 줄였다. 현대제철은 "강판 품질 확보는 물론 생산 시스템까지 친환경적으로 구축한 셈"이라고 말했다.
앞서 현대제철은 친환경 자동차 소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핫스탬핑 설비라인을 충남 예산에 22기, 울산에 2기 세웠다. 두 공장에서는 연간 최대 5800만장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국내 1위, 세계 3위 생산 규모다.
현대제철 예산 공장에서 생산 중인 자동차용 고강도 핫스탬핑 부품.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은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추가 투자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체코 오스트라바시 핫스탬핑 공장에서 차량 20만대에 필요한 연간 340만 장 규모의 고강도 차량부품소재 생산체계를 구축해 현대자동차 체코 공장에 공급하고 있다.
현재 친환경 자동차에 적용되는 고강도 경량화 소재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배터리 무게와 전장부품 비율이 점점 늘어나면서 차량 무게가 늘어나 주행거리 확보를 위한 차량 경량화가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차·기아차는 친환경차 경량화를 위해 핫스탬핑 부품 적용률을 점차 높이고 있다 내연 기관차에는 15% 정도 핫스탬핑강을 적용하지만 전기차는 20%까지 끌어올렸다.
현대제철은 핫스탬핑 뿐 아니라 경량화를 위해 다양한 부품 제조 방식을 접목하고 있다. 현재 1.8GPa 핫스탬핑과 맞춤형 용접 재단 블랭크 제작 공법(TWB) 개발을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 기초소재연구센터와 진행하고 있다.
TWB는 부품에 사용할 블랭크를 맞춤 재단해 각각의 블랭크 조각을 레이저 용접으로 이어 붙이는 기술이다. 원가 개선과 함께 경량화가 가능해진다.
현대제철 연구소는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 기초소재 연구센터와 친환경차 시장을 선점하고 치열한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협력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공동 개발한 'TWB 핫스탬핑 차체 부품용 1GPa 소재'가 협력의 대표 사례다. 양사는 센터필러 부품에 쓰일 신소재와 공정을 공동 개발했다. 이 소재로 센터필러 부품 무게를 10% 가까이 줄였다.
현대제철 연구소 관계자는 "미래 친환경차의 핵심은 경량화와 탑승객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고강도강의 개발 및 적용"이라며 "이를 위해 핫스탬핑을 활용한 부품 개발 및 적용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세계 최고의 친환경 자동차 소재 전문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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