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발 쇼크에 요동치는 '유가·환율'…한국 경제호 '안갯속'
국제유가 배럴당 140달러에 육박…환율은 8일 1237.0원 마감
우리 경제 원유 의존도 OECD 1위…중공업 비용 상승 불가피
달러 선호 현상 짙어지며 원화 가치 추가 하락 가능성
전문가들 "최악의 상황 대비해야…기준금리 추가 인상 필요"
2022-03-08 16:36:41 2022-03-08 16:36:41
[뉴스토마토 김충범·용윤신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가·환율이 요동치면서 우리 경제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가 한때 배럴당 140달러에 육박한데다, 원달러 환율도 심리적 저항선인 1230원대를 넘기는 등 1년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으로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일 대비 28.2원 오른 리터당 1927.46원을 기록하고 있다. 전국은 1853.73원으로 전일보다 25.39원 상승했다.
 
지난 7일 국내로 수입한 원유 기준인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25.19달러로 작년 말 대비 62.3% 올랐다. 같은 기간 브렌트유(선물)와 서부텍사스원유(WTI·선물) 가격은 각각 58.4%, 58.8% 오른 123.21달러, 119.4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브렌트유와 WTI는 장중 130달러를 넘기는 등 2008년 7월 기록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경제의 원유 의존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 중 가장 높다. 2020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1만 달러당 일일 원유소비량은 5.7배럴로, 중국(3.49배럴)보다도 높고 일본(2.36배럴)의 2배, 독일(1.94배럴)의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는 국내 에너지 다소비 업종으로 꼽히는 철강, 석유화학, 정유 등의 중공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주력 산업이 유가 급등 시 비용 상승 압력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를 토대로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연평균 120달러까지 치솟을 경우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0.4%포인트 떨어지고,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1.4%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환율도 요동치고 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9.9원 오른 123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1230원을 돌파한 것은 장중 기준으로 2020년 6월 1일(1232.0원) 이후 1년 9개월 만에 처음이며, 장중 고가 기준으로는 2020년 5월 29일(1240.4원) 이후 가장 높다.
 
KDI는 '3월 경제동향'을 통해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로 인해 주요국의 주가가 하락하는 등 금융 시장이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국제유가를 비롯한 주요 원자재 가격이 수급 불안에 대한 우려로 급등하고 있고 이는 우리 경제에 경기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 경제는 석유를 비롯한 원자재를 상당 부분 해외에 의존하는 구조적 약점을 안고 있다. 국제유가 폭등은 당연히 생산 비용 증가를 야기하며 이는 전 산업에 걸친 경쟁력 악화로 이어진다"며 "게다가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이에 따른 경제 불안정성 확대로 기업 투자 감소, 개인 소비 악화도 우려된다. 지금부터라도 최악의 경제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환율 상승은 유가 상승보다도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이 2~3배 정도 클 수 있다"며 "그런데 유가와 환율이 둘 다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니 이에 따른 파급력은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신 교수는 "환율 상승은 수출에는 긍정적 면도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문제도 발생한다"며 "이를 막아야 하는 한국은행은 지난번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인상하지 못했다. 일본과 대만의 경우 비슷한 처지라지만 이들 국가의 외환보유액은 우리의 2~3배 수준이다. 한은이 차후 금리를 더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가, 환율이 요동치며 우리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차량에 기름이 주유되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용윤신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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