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기준금리 인상 기조 지속, 고강도 가계 대출 규제가 이어지면서 은행권 가계대출이 사상 처음으로 세 달 연속 감소했다. 반면, 기업을 중심으로 한 대출 태도 완화로 기업대출은 2월 기준 역대 두 번째 최고치를 기록했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2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1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000억원 줄었다. 가계대출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낸 것은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다만, 감소폭은 전월(-5000억원)보다는 축소됐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세 관리 지속, 대출금리 상승,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가계대출이 3개월 연속 감소했다"며 "주택담보대출은 전세 및 집단대출 관련 수요가 지속됐지만 주택 매매 거래 둔화로 전월보다 증가 규모가 소폭 줄었다"고 분석했다.
2월 가계대출 중에서는 전세대출 등 주택담보대출이 늘었지만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줄었다.
전세자금대출이 1조4000억원 늘면서 전체 주택담보대출이 1조8000억원 증가했다. 다만 전달(2조2000억원)보다는 증가폭이 줄었다. 가계대출 중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은 1조9000억원 줄며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지난달 기업대출은 1085조3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3000억원 늘어나며 2월 기준으로는 사상 두 번째로 큰 상승세를 보였다.
중소기업대출은 5조6000억원 증가한 901조2000억원으로 파악됐다. 자영업자가 주로 빌리는 개인사업자대출은 2조7000억원 늘어났다.
대기업 대출은 7000억원 늘어난 184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등에 따른 자금수요 발생도 있지만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들이 기업대출에 대한 태도 완화에 따른 대출 증가 여파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달 회사채 발행은 만기도래분 증가로 상환이 증가하며 순발행 규모가 2조3000억원에서 7000억원으로 축소됐다.
대출이 아닌 은행의 수신 잔액은 지난 2월 말 기준 2144조7000억원으로 1월 말 대비 25조7000억원 늘었다.
수신 종류별로 살펴보면, 단기자금 성격의 수시입출식예금은 기업 및 지방자치단체의 여유자금 유입으로 21조4000억원 증가 반전했다.
정기예금은 7조2000억원 늘어났다. 지자체 자금이 유입된 가운데 일부 은행의 기업자금 유치 노력, 예금금리 상승 등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지난달 2조9000억원 늘었다. 특히 머니마켓펀드(MMF)는 은행의 단기자금이 유입됐지만 정부 운용자금이 유출되면서 3조8000억원 감소 전환했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2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1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000억원 줄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은행의 대출창구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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