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을 찾아 시장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직면한 과제는 '국민통합'이다. 역대 최소인 0.73%포인트 차로 신승한 탓에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절반의 국민을 하나로 묶어야 한다. 대선을 치르며 분열됐던 민심을 봉합해야 한다는 과제를 짊어진 가운데 윤 당선인도 계속해서 국민통합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국민통합을 이유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도 건의할 예정이다.
15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2~13일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29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 윤석열정부의 국정운영 과제로 '국민통합'이 첫 손에 꼽혔다. 응답자 26.5%가 국민통합을 지목했고, 이어 경제성장(23.0%)과 부동산 안정(14.2%) 순이었다.
대선 이후 실시된 다른 조사에서도 국민통합은 두 자릿수 응답률을 기록하며 차기정부의 주요 과제로 자리했다. 10~11일 진행된 리얼미터 조사에서 차기 대통령 1순위 국정가치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19.7%가 '지역과 계층 간의 화합'을 꼽았고, 11~12일 진행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에서는 14.2%가 차기 정부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국민화합'을 지목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 등 인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윤 당선인은 대선 직후 국민통합 메시지를 내며 갈라진 민심 수습에 나섰다. 그는 선거 다음날인 지난 10일 당선소감을 통해 "이 나라의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라는 개혁의 목소리이고, 국민을 편가르지 말고 통합의 정치를 하라는 국민의 간절한 호소"라며 "정치적 유불리가 아닌 국민의 이익과 국익이 국정의 기준이 되면 우리 앞에 진보와 보수의 대한민국도, 영·호남도 따로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내에 국민통합위원회를 두고 위원장으로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앉혔다. 김 위원장은 "국민통합은 시대정신이고 국민의 명령"이라며 "갈등과 분열의 늪을 벗어나 대한민국 국민통합으로 가는 길을 내기 위해 열심히 지혜를 모으겠다"고 다짐했다. 물론 김 위원장을 다시 불러들인 건 그를 통해 정계개편을 이루겠다는 의지도 내포된 것으로 정치권은 받아들였다. 김 위원장은 자타공인 '창당 전문가'다.
지난해 2월 동부구치소 수감 도중 기저질환 치료를 받고 퇴원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윤 당선인은 국민통합을 이유로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할 방침이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당선인은 16일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오찬을 갖기로 했다. 두 분 독대로 배석자 없이 허심탄회하게 격의 없이 이야기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윤 당선인은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을 요청하겠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견지했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국민 화합의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전직 대통령의 수감으로)보수와 진보가 완전히 갈라졌는데, 이를 결자해지 차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사면하면 통합의 기초는 마련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 전 대통령 사면이 국민통합을 불러올 계기로 승화될 지는 미지수다. 국민 여론은 여전히 이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 부정적이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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