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민주당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내용의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국민 여론은 민주당 손을 들어줬다. 찬성 46.3% 대 반대 38.4%로, 오차범위 밖에서 찬성 여론이 우세했다.
14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2~13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4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33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 검찰의 기소권 및 수사권 분리 방침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찬성한다' 46.3%, '반대한다' 38.4%로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며 답변을 유보한 층은 15.3%로 집계됐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앞서 민주당은 지난 12일 의원총회를 소집,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를 골자로 하는 검찰개혁 입법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4월 임시국회 회기 내에 처리하기로 했다. 지방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차기정부 출범 이후로 미룰 경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법은 휴지조각이 될 것이라는 당내 강경파의 주장이 전체 동의를 이끌어냈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사보임을 통해 법사위 강행처리 수순에 돌입했다.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이 이를 '검수완박'으로 규정, 강력 반발하는 상황에서 여론 향방이 관건이 됐다. 일단 민주당으로서는 여론의 지지를 바탕으로 검찰개혁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에 대한 찬성 의견이 높았다. 20대 찬성 39.9% 대 반대 31.4%로, 찬성 응답이 오차범위 밖에서 우세했다. 40대(찬성 62.4% 대 반대 30.9%)와 50대(찬성 52.5% 대 반대 33.5%)의 경우 찬성 의견이 과반을 넘었다. 30대에서도 찬성 45.2% 대 반대 44.0%로, 오차범위 내에서 찬성 응답이 앞섰다. 반면 보수성향이 짙은 60대 이상에서는 찬성 36.6% 대 반대 47.4%로, 반대한다는 응답이 절반 가까이 됐다.
지역별로 보면 민주당 텃밭인 광주·전라를 비롯해 서울과 경기·인천, 대전·충청·세종에서 검찰의 수사권 및 기소권 분리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서울에서는 찬성 50.0% 대 반대 40.2%로, 찬성한다는 의견이 절반을 차지했다. 이어 경기·인천 찬성 47.3% 대 반대 36.2%, 대전·충청·세종 찬성 44.5% 대 반대 38.0%로, 찬성 응답이 오차범위 밖에서 우세했다. 광주·전라에서는 찬성 62.7% 대 반대 21.2%로, 찬성 응답이 압도했다. 강원·제주의 경우 찬성 40.8% 대 반대 38.4%로 팽팽했다. 보수진영의 강세 지역인 부산·울산·경남(PK)에서조차 찬반 응답이 비슷했다. 부산·울산·경남 찬성 41.1% 대 반대 41.5%로 사실상 동률이었다. 반면 대구·경북(TK)에서는 찬성 31.8% 대 반대 54.8%로, 반대 의견이 절반을 넘었다.
정치성향별로 보면 중도층의 42.4%가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에 찬성했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36.2%로 찬성 응답보다 적었다. 보수층 찬성 28.5% 대 반대 58.9%, 진보층 찬성 72.7% 대 반대 15.7%로, 진영별로 결과가 확연히 달랐다.
이번 조사는 ASR(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041명이며, 응답률은 4.7%다. 3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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