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엔씨소프트 주가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한때 주당 100만원을 넘기는 ‘황제주’로 등극하던 시절은 옛말이 됐다. 기대했던 신작은 예상을 벗어났고 기존 게임들은 매출이 줄면서 실적까지 비상이다. 전문가들은 주가 하락에 따른 밸류에이션 매력에 주목해야 한다면서도 목표주가는 잇달아 내리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엔씨소프트(036570)는 전거래일 보다 4500원(1.02%) 내린 43만8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달 8일 기록한 52주 신저가(41만7000원)에서 5% 소폭 올랐지만 보합 수준에 머물러있다. 작년 2월 기록한 104만원 고지와 비교하면 절반보다도 낮다.
3개년도 영업실적. 자료=엔씨소프트
주가 타격의 결정적 이유는 실적이다. 작년 엔씨소프트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직전 보다 54.5% 급감한 375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2조3088억원으로 4% 감소했다. 인건비가 증가한 데다 마케팅비, 기타비용이 급증한 영향 때문이다. 1분기 실적도 시장 기대치를 소폭 하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은 회사의 1분기 영업이익을 1819억원, 컨센서스를 6% 밑돌 것으로 추정했다. 출시 게임인 ‘리니지W’의 일평균 매출이 전분기 보다 37% 감소한 39억원이 예상되고 ‘리니지M’과 ‘리니지2M’ 매출도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서다. 그나마 마케팅비는 신작 부재로 50% 감소할 것으로 분석된다. 김소혜 연구원은 “리니지W의 성과가 온기로 반영될 1분기 보다 2분기의 영어이익 둔화가 불가피하다”면서 “현재 밸류에이션이 올해 예상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 19배로 하단임에도 투자의견 ‘보유(HOLD)’를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매출 감소는 지속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매출은 자연 감소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업데이트는 기존의 회사가 고수하던 과금을 유도하는 식의 업데이트가 아니기 때문에 큰 폭의 매출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리니지W는 엔씨소프트가 작년 11월 출시한 멀티플랫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신작이다. 출시 첫날에는 역대급 일 매출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글로벌 원빌드(한 가지 버전)’ 서비스, 풀(Full) 3D 기반의 쿼터 뷰, 실시간 인공지능(AI) 번역 기능 등이 특징이다. 아쉬운 평가도 나왔다. 회사는 ‘현질’을 유도하는 ‘확률형 캐시아이템’의 비중을 축소했다고 밝혔지만, 기본 비즈니스모델(BM)이 유지되면서 일각에서 ‘혁신 없는 신작 게임’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이지은 연구원은 “3분기 리니지W 서구권 출시와 블레이드&소울2의 글로벌 출시가 예정돼 있지만, 모두 흥행 기대감이 높지 않다”면서 “그럼에도 해외 지역 출시로 인해 마케팅 비용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상황이 이렇자 전문가들도 엔씨소프트의 투자의견을 쉽사리 높이지 못하고 있다. 이달에만 유진투자증권, DB금융투자, 대신증권 등 3곳에서 회사의 목표주가를 기존 보다 낮춰 제시했다. 한화투자증권은 목표가는 58만원으로 유지하면서 투자의견은 ‘HOLD’를 지속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기준 PER 17.6배로 최근 5년중 하단에 머물러 있다”면서 “상반기 신작 모멘텀 부재, 연간 실적 추정치 하향에 기인해 목표가를 낮춘다”고 말했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목표주가와의 괴리율을 고려해 타겟 PER을 게임업계 동종업계 수준인 23배로 변경했다”면서 “목표가를 65만원으로 낮춘다”고 말했다.
일부 증권사에선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출시가 구체화되기 전까지는 신작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기 힘들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이라면서도 “신작 기대감만 확보될 경우 충분히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목표주가에서 기존 58만원에서 60만원으로 높이면서 밸류에이션 프리미엄 정당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3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사진=엔씨소프트 리니지W 화면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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