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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3월 12일 14:1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삼성증권(016360)이 숙원 사업인 발행어음 인가의 한고비를 넘겼다. 금융감독원은 삼성증권에 대해 경징계에 해당하는 점포 영업정지로 제재안을 확정해 금융위원회로 이관했다. 삼성증권은 안도하는 분위기지만 한편으론 발행어음 인가가 2분기까지 늦춰진 상황이다. 이에 삼성증권은 인가 확정 전이지만 시장 진입과 안착을 위한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제재심 넘긴 삼성증권…남은 절차는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삼성증권 일부 지점에 대해 지점 6개월 영업정지 조치와 임직원에 대한 주의적 경고 등 경징계를 의결했다. 징계안은 오는 25일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에서 확정된 뒤 금융위원회로 넘어갈 예정이다.
(사진=금융감독원)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4월 삼성증권의 초고액자산가 전문 점포를 대상으로 영업 실태와 내부통제 체계를 집중 검사했다. 이 과정에서 증빙서류 미비, 손실 보전 등의 불건전 영업행위를 적발했다.
당시는 금융위원회가 발행어음 신규 인가 계획을 밝히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지난 2018년 발행어음 인가를 받지 못한 삼성증권은 발행어음 인가를 숙원 사업으로 삼아왔다. 자기자본 규모(2025년 기준 8조692억원)에서나 기업금융(IB) 역량에서나 인가에는 부족함이 없어 시장에선 삼성증권을 발행어음 인가 1순위로 꼽는다.
이번 제재심위원회 결과에 삼성증권 내부에서는 안도감과 아쉬움이 교차한다. 중징계를 피하며 발행어음 인가에 한 발 가까워졌지만, 제재 확정 절차가 사실상 2분기로 넘어가면서 신규 발행어음 인가 역시 빨라도 2분기까지 밀릴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발행어음 인가는 △신청서 접수 △외평위 심사 △현장 실사 △증선위 심의 △금융위원회 최종 의결 순으로 이어진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현장실사 마무리하고 현재 증권선물위원회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통상 증권선물위원회가 매달 초순과 중순 두 차례 열리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증권의 증선위 심사는 이달 제재안 확정 이후인 4월경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경쟁 증권사들은 올해 초부터 속속 발행어음 출시와 모험자본 투자 시장 선점에 나섰다.
키움증권(039490)과 하나증권은 1월 발행어음을 출시해 모두 팔아치웠다. 가장 늦게 출시한 신한투자증권도 2월 완판했고, 올해 모험자본 공급 계획을 이미 마친 상태다.
늦어진 만큼 준비는 서둘러…조직개편·PEF 카드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인가 시점이 늦어진 만큼 삼성증권은 발행어음 인가 이후 곧바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증권은 자기자본투자(PI)본부를 발행어음본부 산하에 두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PI본부의 부서 명칭도 ‘발행어음기업투자팀’으로 변경했다.
(사진=삼성증권)
증권사에서 PI(Principal Investment) 조직은 증권사가 보유한 자기자본을 주식과 채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를 진행해 수익을 창출한다. 하지만 삼성증권은 PI본부를 발행어음기업투자팀으로 바꿨다. 고객 예탁 자산을 운용하는 발행어음이란 개념과 상충되는 행보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투자 역량을 갖춘 PI 조직을 활용해 발행어음 운용 역량을 보강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한다. 종합투자계좌(IMA) 인가를 받은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037620) 역시 사내 투자 인력을 IMA 운용 조직에 배치해 운용 역량을 강화한 바 있다.
삼성증권은
삼성생명(032830)을 비롯한 금융네트워크도 갖추고 있다. 이를 활용한 발행어음 상품 판매는 별다른 준비가 없어도 소화 가능하다. 하지만 문제는 운용이다. 이미 시장을 선점한 경쟁 증권사에 비해 다소 늦게 시작한 만큼 딜 발굴과 수익창출은 어려울 수 있다.
삼성증권은 투자 운용 역량 강화를 위해 올해부터 기관전용 사모펀드(PEF) 사업에도 나선다. 삼성증권 정기 주주총회 의안에 따르면 사업 목적 관련 정관에 ‘기관전용 사모집합투자기구의 업무집행사원 업무’를 추가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이는 그간 삼성증권의 발목을 잡은 보수적인 투자 운용에서 벗어난 행보다. 업계에선 '관리의 삼성'이 적어도 발행어음 인가를 앞둔 삼성증권에만 일종의 일탈을 허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증권은 향후 발행어음 인가과 사업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인가 심사와 제재 절차가 비슷한 시기에 진행되는 만큼 당국 결정에 대한 공개 입장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IB토마토>는 향후 발행어음 인가 이후 계획에 물었지만 답을 얻지 못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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