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LG화학(051910)이 세계 최장 시간 동안 전기차 배터리 '열폭주'를 지연하는 배터리 팩 플라스틱 소재를 만들어냈다.
LG화학은 열에 의한 변형을 방지하는 난연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지난 2009년부터 연구를 지속한 결과다.
전기차 배터리 화재의 주요 원인인 '열폭주'는 배터리 셀에 스트레스가 가해지며 열이 발생하는 현상이다. 과전압, 과방전 등 단락으로 인해 배터리의 내부 온도가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면 화염이 발생하는데, 리튬 이온 배터리는 물과 반응성이 높아 화재 시 물로 쉽게 소화하기 힘들다.
LG화학이 이번에 개발한 신규 특수 난연 소재는 폴리페닐렌 옥사이드(PPO)계, 나일론 수지인 폴리아미드(PA)계, 폴리부틸렌테레프탈레이트(PBT)계의 소재군을 갖고 있는 고기능성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다.
내열성이 뛰어나 전기차 배터리 팩 커버에 적용 시 일반 난연 플라스틱 대비 긴 시간 동안 열을 차단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온도 변화에도 형태를 유지하는 치수 안정성도 우수해 LG화학의 자체 테스트 결과 1000도에서도 400초 이상 열폭주에 의한 화염 전파를 방지한다. 이는 일반 난연 플라스틱 대비 45배 이상 뛰어난 성능인 것으로 전해졌다.
LG화학은 난연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사진은 LG화학 연구원들이 해당 소재를 살펴보는 모습. (사진=LG화학)
배터리 팩 커버에 신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를 적용할 경우 화재 발생 시 연소 시간을 지연해 화염의 확산을 방지하고, 운전자의 대피와 화재 진압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LG화학은 기대하고 있다.
올해 양산 체계 구축을 마쳤으며, 고객사 일정에 맞춰 오는 2023년부터 본격적인 제품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를 비롯해 미국, 유럽 등에 특허 출원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팩 커버 공급을 기반으로 앞으로 자동차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 분야에 소재 적용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LG화학 엔지니어링소재 사업부장 김스티븐 전무는 "고객의 페인 포인트(고통 지점) 해소를 위해 10년 넘게 꾸준히 연구해 해결책을 찾아낸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컴파운딩(합성)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R&D 및 양산 투자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e-Mobility(전기 모빌리티) 소재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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