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005380) 노사가 10일 올해 첫 상견례를 갖고 임금협상 교섭을 시작했다. 올해 교섭에서는 촉탁제(단기 계약직) 폐지를 통한 정년 연장 (만 60세→만 61세), 정규퇴직 인원에 맞춘 정규직 충원 등을 두고 대립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상견례에는 이동석 현대차 대표이사와 윤장혁 전국금속노조위원장, 안현호 현대차 노조지부장 등 노사 교섭 대표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매주 2회 교섭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노사 대표가 10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2022년 임금협상 상견례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현 노조 집행부는 강성 성향이다. 앞서 노조는 기본급 16만52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수당 현실화 등을 회사에 요구했다. 별도 요구안에는 신규인원 충원과 정년연장, 고용 안정 등을 담았다.
노조의 핵심 요구는 고용안정이다. 내연기관차가 전기차로 바뀌고 전동화·자동화가 확대하면서 현대차 노동자들은 일감 감소에 따른 고용불안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부품이 최대 40%나 적게 들어간다.
노조는 정년퇴직자를 대상으로 한 시니어 촉탁제를 폐지하고 만 60세인 정년을 만 61세로 연장해 줄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 시니어 촉탁제는 희망자를 선별해 신입사원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고 1~2년간 단기 고용하는 것을 뜻한다.
이와 관련해 회사는 갈수록 생산 인력을 줄일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저탄소 시대를 맞아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자동차 수요가 줄어들 수 밖에 없고, 전기차나 수소차 시대가 대세를 이루면 인력이 현재보다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회사의 기조는 신규 채용 규모를 축소하고 정년퇴직을 통한 자연 감소를 유도하는 것이다.
또한 회사는 연구개발(R&D)과 소프트웨어(SW)쪽으로 무게추를 옮기려 하고 있다. 현재 회사의 생산, 기술, 정비 인력은 전체 직원의 50%가 넘지만 연구개발직은 16%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연구개발과 소프트웨어 강화는 미래차 시장 시대의 흐름인 만큼 이를 따라가지 못하게 되면 미래차 시장을 선도할 수 없기 때문에 사측으로서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안현호 노조지부장은 상견례에서 "현 집행부가 강성이 될지 안될지는 회사의 몫이다. 현장만 보고 달려가겠다"며 "올해 교섭은 시기보다 내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동석 대표이사는 "현대차가 글로벌 기업인 만큼 위상에 걸맞는 교섭이 됐으면 한다"며 "회사의 생존을 위해 노사가 함께 노력하자"고 했다.
기아(000270) 노조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요구안으로 사측과 단체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올해 노조 요구안이 수용될 경우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각각 1308억원, 685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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