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고품질 임대주택을 짓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 달 시장 재임 당시 분양주택과 같은 품질로 짓겠다고 발표했던 '서울형 임대주택'의 연장선상이다. 그러나 임대주택 고급화로 인한 임대료·공사비 상승에 대한 보완 방안은 여전히 빠진 상태다.
오 후보는 13일 서대문구 홍제동의 임대주택인 홍제유원하나아파트에 방문해 "5년 내 준공 30년차가 되는 24개 노후임대주택단지 3만3083호를 전면 재정비하겠다"고 공약했다.
해당 공약은 오 후보가 지난달 시장 재임 때 발표했던 임대주택 정책과 동일하다. 상대적으로 주거 품질이 떨어진다는 통념을 깨기 위해 민간 분양아파트와 동일한 수준으로 개선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주거면적은 지금보다 1.5배 확대하고 3~4인 가족을 위한 60㎡ 이상 중형 평형을 현재 8% 수준에서 30%까지 늘린다. 그동안 단지 내에서 선호도가 높지 않은 곳에 별도의 동으로 지어졌던 임대주택은 분양주택과 완전히 섞어서 차별을 없앤다. 이에 더해 동호수는 동시·공개 추첨제를 도입해 분양세대 우선배정을 막는다.
실내공간에는 고품질 창호, 단열 현관문, 콘덴싱 보일러 교체도 추진한다. 도배장판, 싱크대, 창호, 문 등의 교체 주기도 단축한다. 친환경 벽지와 맞춤형 시스템 가구로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인테리어도 적용하고 분양주택만의 전유물이었던 커뮤니티센터, 옥상정원 등도 만든다.
그러나 지난달 발표에서도 제기됐던 임대료와 관리비 상승 문제에 대한 자세한 해법은 미비하다. 당시 오 후보는 임대료를 평수 기준이 아닌, 입주자의 소득에 따라 산정하는 방식으로 바꾼다고 밝혔다. 이 경우 같은 평형대의 임대주택에 살면서 임대료 차이가 발생할 경우 또다른 차별 문제로 번질 수 있다.
커뮤니티 시설 고급화로 관리비 상승 또한 우려된다. 앞서 오 후보는 지난달 서울형 임대주택 정책 발표 당시 이에 대한 우려를 유료 시설로 해결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해당 시설 건립을 위한 부지 확보, 사업성 등은 향후 정비사업 조합의 몫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임대주택 공급량을 늘리기 위한 용적률 인센티브 등의 정책이 있지만 늘어나는 세대수 만큼을 임대주택으로 기여해야 하기 때문에 이는 분양주택 사업의 걸림돌로 작용해왔다"며 "임대주택 품질과 인식 개선은 좋은 정책이지만 이로 인한 공사비와 기부채납 비율이 높아진다면 크게 활성화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날 임대주택 정책을 포함해 오 후보가 발표한 '집 걱정 없는 서울 5대 공약은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 공급 △재개발?재건축 - 신속통합기획 확대 △다가구, 다세대 밀집지역 – 모아주택, 모아타운 추진 △환영받는 청년주택(스마트 2030)으로 대변신 △3대 거주형 효도주택 공급 추진 등이다.
효도주택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시장 재임 당시 추진했던 정책이다. 효도주택은 양육·돌봄을 위해 부모·자녀가 가깝게 살수록 지원 규모를 확대하고 같이 살 경우 최대로 지원한다. 신규 주택을 찾거나 거주 이전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지원 정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오 후보는 "사회구조와 인구구조의 변화로 인해 임대주택 수요도 달라지고 있다"며 "과거에는 임대주택이 저소득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곳이었지만 이제는 무주택 중산층과 신혼부부, 대학생, 사회초년생 등이 어우러져 살며 삶의 토대를 닦는 곳이 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3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한 임대아파트 단지에서 가진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 관련 발표’에 앞서 입주민과 함께 세대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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