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6일 기준 금리를 종전보다 0.25%포인트 높인 '연 1.75%'로 결정했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인 4.8%를 기록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도 0.5%포인트 높이는 '빅스텝' 추가 단행을 예고한 만큼, 금리 인상을 늦출 여유가 없다고 판단한데 따른 조치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금통위는 지난 1월 금리를 0.25%포인트 상향했다가 2월 숨고르기에 들어간 바 있다. 이후 4월 금리를 다시 0.25%포인트 올린 다음 이달까지 2개월 연속 상향 조정했다.
이번 금통위는 이창용 한은 총재 임명 이후 처음 열린 정례회의다. 또 총재 임명 후 처음으로 참석하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올린 첫 사례다.
특히 지난 2017년 금통위 횟수가 연 12회에서 8회로 축소된 후 금통위는 작년 11월, 올해 1월에 이어 두 번째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한은 금통위가 이날 금리를 인상한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른 원자잿값 및 국제유가 폭등, 5%에 육박한 물가 상승 등 전방위로 확산하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4.8% 치솟았다. 이는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또 향후 1년간 물가가 더 오를 것으로 내다보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이달 3.3%로 지난 2012년 10월(3.3%) 이후 9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 연준의 긴축 전환 흐름이 가속화되는 점도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영향을 미쳤다. 이미 미 연준은 지난 3~4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22년 만에 빅스텝에 나서며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0.25~0.5%에서 0.75~1%로 일거에 높였다.
미국은 앞으로도 추가 빅스텝 단행을 예고한 상태다. 향후 한·미 간 기준금리가 역전될 경우 원화가 약세를 보이고 외국인 자본이 대거 유출될 수 있어 국내 기준금리의 지속적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기준 1235.1원으로 전월 1221.3원보다 13.8원 급등했다.
한편, 이날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미국 연준 기준금리(0.75∼1%)와의 격차는 0.75∼1%포인트로 벌어졌다. 다음 한은 금통위 회의는 7월 13일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5%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사진은 이창용 한은 총재가 이날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은행)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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