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대우조선 결합 무산에도…수주·R&D 순항
목표 수주 달성 대우조선해양 66.6% 한국조선해양 74.9%
대우조선, 러시아 측 대금 미납 후 LNG선 잇따라 수주
각사 친환경·자율운항 연구개발로 미래 조선시장 선점 사활
2022-06-11 09:00:10 2022-06-11 09:00:10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결합 무산 5개월에 접어든 한국조선해양(009540)대우조선해양(042660)이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연구로 저마다 굵직한 성과를 내고 있다.
 
1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그리스 포시도니아 박람회에서 안젤리쿠시스 그룹 산하 마란가스사로부터 LNG운반선 2척을 5851억원에 수주했다. 이번 수주로 대우조선해양은 현재까지 LNG운반선 18척, 컨테이너선 6척, 해양플랜트 1기, 창정비 1척 등 약 59억3000만 달러 일감을 확보해 목표액 89억 달러 대비 약 66.6%를 달성했다.
 
이번에 수주한 17만4000㎥급 LNG운반선은 대우조선해양의 고압 이중연료 추진엔진(ME-GI)과 고도화된 재액화설비, 스마트 에너지 세이빙 시스템인 축발전기모터시스템(SGM)과 공기윤활시스템(ALS) 등 연료 효율은 높이고 이산화탄소와 황산화물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신기술이 적용됐다.
 
지난 8일(현지시간) 그리스에서 대우조선해양 박두선 사장(사진 오른쪽)과 안젤리쿠시스 그룹 마리아 안젤리쿠시스 회장이 LNG운반선 건조 계약서에 서명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러시아 선사로부터 LNG운반선 한 척에 대한 대금을 받지 못해 계약 해지 통보 한 이후 카타르 LNG운반선 4척 계약을 맺는 등 굵직한 수주 계약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 한국조선해양도 이번달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선사로부터 컨테이너선 6척에 LNG운반선 6척을 수주했다. 이로써 현재까지 총 109척에 130억6000만 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 174억4000만 달러 대비 74.9%를 달성했다.
 
앞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1월13일(현지시간) 독과점이 우려된다며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을 불승인했다. 이에 HD현대(267250)가 3월23일 EU 법원에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 불승인 처분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 대우조선 인수 재추진이 아닌, 향후 있을 지 모르는 기업 간 결합에 대비해 법원의 판단을 받아놓겠다는 의도다.
 
기업결합 불발 후 5개월 동안 양사는 수주 호황을 누리며 친환경·자율운항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포시도니아 박람회에서 이산화탄소 저감 기술과 메탄올, 에탄 등 차세대 저탄소 연료 관련 기술을 선주들에게 선보였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전사 차원에서 5년간 21조원을 투자해 친환경 시장과 자율운반 선박 등 대전환에 총력을 기울인다고 최근 밝혔다. 친환경 분야에 7조원을 투자하는데 조선업은 친환경 선박기자재와 탄소 포집 기술, 수소·암모니아 추진선 등 수소 운송 밸류체인을 구축한다. 탄소포집·활용 기술(CCUS)과 바이오 연료·친환경 소재 사업을 가속한다.
 
디지털 분야 1조원 투자에는 자율운항 선박이 포함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자율운항 전문회사 아비커스는 최근 세계 최초로 18만 입방미터(㎥)급 초대형 LNG운반선 '프리즘 커리지'호의 자율운항 대양횡단을 마쳤다.
 
글로벌 조선해양 박람회 ‘포시도니아(Posidonia) 2022’에 참가한 현대중공업그룹 부스. (사진=현대중공업그룹)
 
대우조선해양도 친환경·자율운항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10일 그리스 해운선사 가스로그사, 미국 선급 ABS와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기술(OCCS) 개발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OCCS는 선박 운항으로 배출되는 배기가스 중 일부 이산화탄소를 흡수·재생하고 분리하는 공정을 거쳐 선내로 돌려보내 부산물 형태로 저장하고 입항 후 육상에서 안전하게 내보내는 기술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면서 선박 운항에 필요한 운영비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어 선주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내년 1분기까지 공동개발을 마치고 지난해 가스로그에서 수주한 LNG운반선 4척에 이 기술을 탑재할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중소 협력업체와 핵심 기자재인 LNG운반선용 고압펌프 내구성 시험을 마쳐 향후 원가절감도 기대된다.
 
자율운항 선박 개발도 순조롭다. 대우조선해양은 하반기 자율운항 시험선 '단비(DAN-V)'의 단계별 운항 시험에 돌입한다. 지난해에는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원격조종 등 자율운항과 안전운항 관련 기술 시험을 마쳤다.
 
지난달 19일에는 한국선급과 '디지털화 및 스마트·자율운항선박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양사는 스마트십 서비스와 디지털 데이터 교환 기술 개발, 자율운항 기술 개발과 실증·인증, 선원 교육 콘텐츠 공동개발, 스마트 야드 구현을 위한 디지털 기술 협업 등을 선정·개발한다.
 
대우조선해양의 연구개발비는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다. 지난 2020년 722억700만원에서 2021년 722억5800만원으로 소폭 올랐지만 매출액 대비로는 1%에서 1.6%로 상승했다.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협약 당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 실현을 경쟁력의 원천으로 삼고 미래지향적 스마트십·스마트 야드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춰 연구활동에 전념하고 있다"며 "자율운항 선박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면서 동시에 스마트한 일터를 구현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기술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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