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사 '안전 사각지대' 대폭 줄인다
동국제강 안전보건 투자액 두 배 늘려
김연극 사장 주관 위험차단 TF 구성
포스코 지게차 위험 감지하면 자동 정지
스마트워치로 구조신호, AI가 위험 감지
2022-06-24 13:14:21 2022-06-24 13:14:21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철강사들이 안전 사각지대 없애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요성이 커지는 반면 중대재해는 반복된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관련 예산을 대폭 늘리고 첨단 기술을 현장에 도입하고 있다.
 
동국제강(001230)은 24일 대규모 투자로 안전보건경영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올해 동국제강 안전보건 투자액은 401억원으로 지난해 235억원보다 142% 늘렸다. 시설·인력·관리감독·외부평가·용품 등 안전보건 예산을 확대했다.
 
동국제강 직원이 '디블루(D-Blu)' 시스템과 연계된 스마트밴드를 착용한 모습. (사진=동국제강)
 
이번 발표는 지난 3월21일 동국제강 포항공장에서 크레인 안전벨트에 몸이 감겨 숨진 이동우씨 유족과 합의해 사과문을 낸 지 일주일 만이다. 다음달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3분기 ESG 등급 발표를 앞둔 시점이기도 하다. 앞서 동국제강은 2분기 사회책임경영(S) 부문이 B+에서 B로, 포스코(005490)는 A+에서 A로 내려갔다. 반복적인 산업재해 발생이 등급 조정 사유였다.
 
동국제강은 안전보건 관리자 규모를 지난해 86명에서 올해 98명으로 늘렸는데 채용을 계속 확대할 예정이다. 안전보건 시설 투자에는 전체 관련 예산 59%를 할애한 237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는 전년 대비 220억원 증액으로 1295% 오른 수치다.
 
안전보건은 김연극 사장이 직접 챙긴다. 김 사장 주관으로 위험차단시스템(I.L.S.)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기존에 각 사업장별로 운영되던 시스템을 전사 기준으로 통합·고도화힌다. I.L.S.는 수리나 정비 시 설비 가동 에너지원에 대한 차단·격리·잠금으로 재해 원인을 없애는 체계다.
 
협력사 안전보건 경영 지원도 확대한다. 동국제강은 올해 모든 협력사의 안전보건경영시스템(KOSHA MS) 인증을 추진한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협력사와 월 2회 안전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전 협력사가 KOSHA MS를 인증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말했다.
 
공장에는 스마트 안전 시스템이 도입된다. 우선 현장 실시간 모니터링을 위해 이동형 CCTV를 확대 운영한다. 이동형 CCTV는 PC·스마트폰과 연동돼 위험 행동이나 상황 발생 정보가 즉시 중앙관제센터로 전달된다.
 
이동할 때 발생하는 사고도 막아야 한다. 동국제강은 공장 내부 지게차와 차량 등 중장비에 AI카메라, 어라운드뷰 카메라, 속도제한장치, 시동 연동 안전벨트를 설치한다.
 
동국제강은 블루투스 기반 스마트밴드 모니터링 시스템인 '디 블루(D-Blu)' 시스템을 개발해 올해 부산과 인천 공장 등 현장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디 블루 시스템은 위치 기반 시스템으로 현장 근로자 심박수와 체온, 움직임 여부 등이 실시간으로 중앙관제시스템에 전달된다. 위험 상황 발생 시 긴급 알람을 송출한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안전보건 경영 비전인 '일하는 모든 사람들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올해를 원년으로 삼아 회사의 자원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역시 안전시설 확충과 협력사 지원 등 '안전우선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 안전보건 예산 규모는 올해 8324억원으로 전년도 8154억원보다 2.08% 늘었다. 하지만 2018년~2020년 3000억~4000억원대였던 점을 보면 안전보건 예산이 대폭 확대되는 추세다.
 
포스코 직원이 작업 현장에 스마트 세이프티 볼을 붙여 실시간으로 유해가스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포스코는 6대 중점 안전관리 대책을 세워놨다. 생산 우선에서 안전 우선으로 공정을 바꾸고 철저한 작업중지권 시행, 안전신문고, 안전스마트 인프라 확충, 협력사 안전관리 지원 강화, 직원 안전교육 내실화 등을 추진한다.
 
우선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설비 가동 중 일체의 정비·수리 작업을 금지한다. 모든 근로자가 안전신문고 앱으로 안전위협 요소와 불안전 작업 요구 등을 신고할 수 있다.
 
포스코는 현재 사물인터넷(IoT)과 빅 데이터(Big Data), 인공지능(AI) 등 4차산업 기술 경향을 접목한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하고 있다. 지난달 도입한 지게차 자동 정지 기술은 AI 기반 영상인식 기술과 자동 정지 제어 기술이 접목돼, 앞에 사람이 있으면 알아서 멈춘다.
 
올해 1월 정식 보호구로 인증된 내전단성 안전대 죔줄은 고소 작업 중 날카로운 철물과 마찰에 견딜 수 있는 안전로프다.
 
지난해부터 쓰이는 '스마트 세이프티 볼'은 작업자가 밀폐 작업 공간에 공을 던져 유해가스 유무를 미리 알 수 있다. 같은해 11월 개발한 '작업현황 종합 모니터링 시스템'은 제철소 작업별 위험정보와 개소별 작업자 현황, 관계사 투입 현황 등을 실시간 제공한다.
 
2020년 도입된 스마트 워치는 넘어짐과 심박 이상, 추락 등을 실시간 감지해 주변 동료에게 즉각 구조신호를 보내 골든아워를 확보한다. 제철소와 협력사직원 외에도 스태프 부서 중 건강 관리가 필요한 직원에게 배포했다.
 
스마트 CCTV는 2018년 도입 이후 전 제철소에 확산중이다. AI가 작업자 안전보호구 미착용과 위험지역 진입, 불완전 행동 등을 실시간 감지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는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안전경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특히 스마트 기술을 적용한 다양한 안전 기술을 현장에 도입해 재해없는 사업장 구축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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