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윤석열정부, '반노동 본색' 드러내"
"주92시간까지 일 시켜도 된다는 뜻…최저임금 올려야"
2022-06-26 15:37:32 2022-06-26 15:37:32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박지현 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윤석열정부가 드디어 ‘반노동 본색’을 드러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35번이나 언급했던 자유는 '기업의 자유'였던 것을 고백했다"고 비판했다.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총사퇴 의사를 밝히는 입장문을 발표한 뒤 국회 본청 건물을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박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 정부가)기업주들의 요구대로 최저임금은 동결하고 일주일에 최고 92시간까지 일하는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금 자유가 절실한 것은 기업이 아니라 일하는 청년과 서민과 중산층"이라며 "윤석열정부는 이들에게 더 많은 노동을 강요하면서 자유를 빼앗고 있다. 대기업에게는 부동산과 감세, 법인세 인하로 더 큰 이익을 보장하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3일 주 12시간으로 규정된 연장근로시간 한도를 '월 단위'로 바꿔 한주에 최대 92시간까지 노동시간을 늘리는 방안을 포함한 '노동시장 개혁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논란이 커지자 '주 92시간 근무'는 매우 극단적인 경우로, 연장 근로시간 총량 관리 단위를 바꾸려면 노사 합의가 필요하고 정부 또한 과로 방지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실제로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에 "1주일에 12시간으로 제한된 연장근로 시간을 한 달 단위로 유연하게 사용하는 노동시간 총량관리 제도가 도입되어선 안 된다. 의무휴식 시간제가 도입되지 않는다면, 단순 계산으로 1주일에 92시간까지 일을 시켜도 된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이 많을 때는 오래 일하고 적게 쉬고, 일이 적을 때는 적게 일하고 오래 쉬자는 노동시간 총량관리제는 얼핏 듣기에 합리적인 것 같다. 그러나 사측의 권리와 노동자의 권리가 대등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더 오래 일을 시키려는 기업의 권리는 늘어나고, 더 길게 쉬려는 노동자의 자유는 줄어들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 23일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최저임금(현 9160원)을 동결하자고 주장한 사용자 측과 관련해 "물가는 폭등하는데 임금을 동결하는 것은 사실상 임금을 삭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임금 삭감이 필요하다면, 청년과 서민의 최저임금이 아니라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공무원과 기업 총수들과 고소득자들의 임금을 삭감해야 하지 않냐"며 "최저임금을 노동계가 요구한 1만890원 수준으로는 올려야 한다. 그래야 최소한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위원장은 “선진국인 대한민국 청년들이 간절히 원하는 삶은 워라밸, 일과 삶의 균형”이라며 윤 대통령을 향해 “정치가 없어도 부족한 것이 없는 대기업 퍼주기를 중단하고, 정치가 없으면 생계가 막막한 힘없는 사람들의 자유를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곧 나토회의에 가신다니, 부자와 대기업에 대한 증세를 추진하면서 노동조합 활성화와 노동권 신장을 통해 중산층을 부활시키겠다고 나선, 바이든 대통령에게 꼭 한 수 배우시기 바란다"고 쏘아붙였다.
 
박 전 위원장은 민주당을 향해서도 "최저임금 동결과 근로시간 총괄관리제로 기업의 자유만을 지키려는 윤석열정부에 맞서 청년과 서민과 중산층의 자유를 위해 싸워주시길 부탁드린다. 저도 작은 힘이나마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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