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김용태 최고위원이 지난달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9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 해명 중 언급한 발언에 대해 "9급 공시족분들에게 상처를 일으킬 수 있는 말들이어서 적절하지 않았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것과 관련해 어제 장제원 의원의 SNS를 통한 지적에 공감을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권 원내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인 강릉시의 선관위원 우모씨 아들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9급 행정 요원으로 채용된 사실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권 원내대표는 '자신이 압력을 넣은 것'이라며 해명 과정에서 "7급 넣어줄 줄 알았는데 9급에 넣었더라. 최저임금 받고 서울에서 어떻게 사냐, 강릉 촌놈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확산됐다.
이에 장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시 인사책임자였던 제가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다"며 정면 반박했다. 장 의원은 "저는 권성동 원내대표로부터 어떤 압력도 받은 적이 없다. 추천을 받았을 뿐"이라며 "권성동 원내대표께 부탁 드린다. 말씀이 무척 거칠다. 아무리 해명이 옳다고 하더라도 '압력을 넣었다', '최저임금 받고 서울에서 어떻게 사냐, 강릉 촌놈이' 등등의 거친 표현은 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과 관련해서 별정직에 대해 국민에게 이해를 구했어야 되는데 이를 구하는 과정에서 표현이 잘못된 부분들이 많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경제 위기여서 추경호 장관이 '재계의 임금 상승을 자제해 달라'고 말하는 와중에 (9급은)최저임금보다 10만원 더 받는다는 등의 표현은 당정의 기조와 배치되는 부분이다"라며 "자칫 9급 공시족 분들에게 상처를 일으킬 수 있는 말들이었으니까 적절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최고위원은 '해명 내지 사과를 표명하는 과정이 있어야하냐'는 질의에 동의를 표하며 "(권 원내대표가)장제원 의원의 지적을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국민과 청년들에게 본인의 생각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릴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이날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을 만난 권 원내대표는 '사적 채용'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실이나 우리 당이나 많은 의원이 사적 채용이 아닌 공적 책용이라는 말씀을 하셨다"며 "거기에 대해서는 더 이상 답변하지 않겠다"며 사실상 사과를 거부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최근 권 원내대표와 장 의원간의 갈등설에 대해서 "두 분께서 형제라고 하는데 그걸 너무 과도하게 해석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과거 역사적으로 봤을 때 대부분의 왕자의 난은 형제 사이에서 일어났다. 재벌 관계라든지 조선 시대의 왕권 다투는 것도 형제간에 있었던 경우가 많다"고 언급했다.
그는 "정치권력을 향한 어떤 싸움, 이것이 정치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중요한 것은 정반합의 과정을 거쳐야 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싸우는 과정이 당연하지만 그 과정 중에서 대전제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싸워야 된다. 이런 다툼이 진정성, 그런 전제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많은 국민들이 아쉽게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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