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기아(000270)가 반도체 공급난 등 속에서도 친환경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고부가가치 차량에 집중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기아는 올해 2분기 73만3749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적게 판매했다고 22일 밝혔다. 그럼에도 매출액은 21조87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조2341억원으로 전년보다 50.2% 증가했다.
이에 대해 기아 관계자는 "일부 부품 수급 차질과 재고부족이 지속돼 도매 판매가 감소했지만, 높은 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고수익 차량 중심의 판매 구조와 인센티브 축소를 통한 '제값 받기' 가격 정책, 우호적 환율 효과가 더해져 매출과 수익성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기아 양재 본사. (사진=기아)
기아가 완성차 판매 감소에도 호실적을 거둔 것은 친환경차와 SUV 등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가 증가한 데 더해 고환율과 인센티브 축소 효과가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2분기 기아의 글로벌 판매는 국내에서 전년 대비 5.0% 감소한 14만868대, 해외에서 전년 대비 2.1% 감소한 59만2881대 등이다. 글로벌 시장 전체로는 전년 대비 2.7% 감소한 73만3749대를 기록했다.
다만 전기차 EV6의 빠른 판매 확대에 힘입어 친환경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78.9% 고성장한 13만3000대를 기록했다. 전 차종 판매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보다 8.7%포인트 상승한 17.7%를 달성했다.
유형별로는 EV6와 니로 EV 등 전기차가 4만4000대(97.9%↑)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고, 니로·쏘렌토·스포티지 등으로 구성된 하이브리드가 6만7000대(전년 동기 대비 88.3%↑), 니로·씨드·쏘렌토 등을 중심으로 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2만 1000대(32.3%↑)를 기록했다.
특히 국내와 서유럽 시장에서는 EV6 판매가 본격 확대되며 전기차 판매 비중이 각각 국내 9.9%(전년 동기 3.6%), 서유럽 12.5%(전년 동기 9.7%)로 크게 확대됐다.
미국에서도 EV6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며 2분기 전기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5.3배(430.7%↑)에 달하는 1만대를 기록했고, 전기차 비중은 5.5%로 전년 동기 0.9%에서 약 6배로 커졌다.
기아 EV6 생산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기아는 최근 코로나19 재확산과 국제 관계 불안정에 따른 원자재 가격 변동,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구매 심리 위축 등 불안정한 대외 환경을 예의주시하면서도 하반기 가시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를 비롯한 부품 수급 상황이 2분기부터는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고,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크게 확대되며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전년 대비 다소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기아는 반도체 등 부품 수급 상황 개선과 연계해 공급을 확대하는 동시에 가용 재고와 물류 효율성을 극대화함으로써 높은 대기 수요를 빠르게 해소하고 판매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기아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국내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가 높은 EV6의 생산량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국내 시장에서 고성능 전기차 EV6 GT, 미국에서 텔루라이드 상품성 개선 모델과 신형 스포티지 등 시장별 핵심 차종의 성공적인 런칭과 판매 본격화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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