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메타버스·우주 강조한 한컴…"관건은 'M&A'"
실탄 확보 이후 신사업 행보 주목
2022-07-25 16:24:59 2022-07-25 16:24:59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불려온 한글과컴퓨터(030520)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방향은 기존의 오피스 사업 중심 구조를 탈피하되, 소프트웨어 회사로서의 핵심역량을 발굴·강화하는 것이 될 예정이다. 회사는 한컴MDS 매각 완료로 확보한 실탄을 토대로 향후 글로벌 클라우드와 메타버스, 우주사업 등 미래 먹거리가 될 사업군에 본격적으로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컴은 지난 22일 한컴MDS의 지분 32.21%와 연결 자회사들의 보유 지분을 플레이그램에 매각 완료했다. 한컴은 미래성장전략인 ‘글로벌-데이터-서비스’ 구현을 위해 이번에 확보한 매각대금 950억원을 재투자할 방침이다. 김연수 한컴 대표이사는 이번 매각과 관련해 "한컴 중심의 그룹 신사업 재편과 한컴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인수·투자, 파트너 발굴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꼽는 회사 성장 키워드는 '글로벌·데이터·서비스'다. 오피스 소프트웨어에 집중한 기존 포트폴리오에서 글로벌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시장 진출과 영상 데이터 서비스, 메타버스 플랫폼 등으로 사업 재편을 진행하고 있다. 한컴은 지난 5월 국내 첫 지구관측용 민간위성인 '세종1호(Sejong-1)' 발사에 성공했다. 한컴은 5년 내 50기 이상을 발사하여 군집위성 체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한컴은 위성영상 데이터의 수요가 높은 농업 국가, 분쟁 국가 등이 많이 분포된 아시아와 중동 지역을 우선 공략해 서비스하는 한편 한컴인스페이스를 통해 2025년 6G 통신위성을 발사하고 사업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메타버스도 한컴 신사업의 하나로, 최근 신세계그룹과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과 운영을 위해 전략적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한컴은 신세계의 메타버스 플랫폼을 기획·개발하고 기술검증(POC)을 맡는다. 플랫폼 내에서 실물 상품과 연계한 대체불가능토큰(NFT)이나 가상 아이템 판매 등의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플랫폼에서 발상하는 다양한 사업 수익 배분을 통해 지속적인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싸이월드제트와 손잡고 한컴이 제작한 메타버스 플랫폼 '싸이타운' 앱을 싸이월드 앱과 연동한다. 
 
한컴은 오피스SW 기업에서 SaaS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M&A를 통한 글로벌 SaaS 사업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지난 6월 글로벌 SaaS 기업인 대만의 케이단모바일(KDAN)의 최대주주 지분을 확보했다.  K-DAN을 통해 ‘잔디(JANDI)’의 운영사인 토스랩에도 15억원을 투자했다. 한컴은 향후 싱가포르에 한컴홀딩스를 설립해 KDAN 인수는 물론 유럽과 아시아 지역의 성장잠재력이 높은 API, SDK 분야 기업들을 인수할 예정이다. 이승훈 IBK 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사가가 클라우드, 메타버스, 데이터 중심으로 가는 방향성은 괜찮으나 장기적으로 M&A가 어떻게 이뤄지는지가 중요하다"면서 "사업적으로 시너지를 잘 쓰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김 대표는 최근 38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신사업 방향에 자신감을 보이면서 주주 신뢰 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는 2012년 한컴그룹에 합류해 클라우드와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 M&A 프로젝트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5월 특수목적법인 에이치씨아이에이치(HCIH)를 통해 한컴의 지분 9.89%를 인수하면서 2대 주주가 됐다. 
 
김연수 한글과컴퓨터 대표이사. (사진=한컴)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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