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초기에는 마케팅적으로 (국내) 시장을 지키기 위해 중국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국내 배터리와의 대립 구도가 생겼지만 현재는 다릅니다."
지난 28일 대전 소재 한국파워셀(KPC)에서 진행한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권진근 대표는 "LFP 배터리와 리튬이온 배터리 각자의 시장이 있는 것"이라고 현 상황을 바라봤다.
지난 7월28일 권진근 대표가 대전 KPC CEO 사무실에서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를 진행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KPC는 배터리 셀을 최종적으로 밀봉하는 후공정 '패키징' 중소기업이자 업계 1위와 2위를 오가는 업체다. LFP 취급량은 1위다.
KPC는 '저렴한 중국산 보급형 배터리'라는 지금까지의 LFP에 대한 인식을 바꿔드릴 단 하나의 솔루션'이라는 자신감을 예전에도 드러낸 바 있다.
그렇다고 권 대표와 KPC가 LFP의 장점인 싼 가격과 안전성에 안주하지는 않고 있다. 업력 15년7개월은 보다 더 적절한 시장을 탐색하고 확장하는 시간이었다.
초기에는 납 배터리에서 LFP로 넘어가는 과정이 있었다.
권 대표는 납축배터리 전문회사 연구원 시절 파나소닉보다 '가성비'가 좋은 골프카용 배터리를 개발한 바 있다. 이후 2007년 1월1일 해당 회사의 유통업체를 창업해 골프카용 전지를 공급하다가, 필드 굴곡에서 납이 영 힘을 못쓰는 한계를 직시하게 된다. 배터리 컨설팅 전문회사로 변모해 어떻게든 '솔루션'을 제공하려고 애쓰다가 결국 2015년 KPC를 만들어 LFP를 취급하기에 이른다.
지난 7월28일 대전 소재 KPC(한국파워셀). (사진=신태현 기자)
권 대표는 "당시에는 전략적으로 안전성이 있는 LFP를 선택했다"며 "화재가 보다 자주 일어나 작게는 수천만원에서 크게는 조 단위의 클래임 비용을 물어줘야 하는 리튬 이온 배터리는 생존 문제로 택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골프차·지게차 등 타깃 시장에서 납축 배터리를 대체하려고 했다"며 "대체 시장의 (미래) 규모는 국내 조 단위, 국내는 수십조원이 된다"고 설명했다. LFP가 리튬 이온보다는 무게가 무겁지만, 납에 비해서는 30%~40%에 불과해 성능 우위라는 것이다.
현재와 미래는 5~6년 지속한 LFP 일변도 기조에서 벗어나 리튬 이온을 병행하는 시기다.
권 대표는 "리튬 이온에 쓰이는 코발트와 망간은 올랐다가 1년 전 가격을 회복하고, 니켈도 2배 올랐다가 현재는 작년의 130% 수준"이라며 "이에 반해 리튬은 2배가 아니라 6배 오르고 지금도 떨어지지 않고 있어 리튬이온과 LFP가격이 비슷해진 상황이라, LFP 배터리는 장수명과 안전성이 필요한 시장 대응으로 리튬이온 배터리는 작고 가볍고 고출력이 필요한 시장 대응을 통해 병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KPC는 지난해 12월 직원 대상 '2026 비전 선포식'에서 패키징 업체의 부동의 1위와 2026년 코스닥 상장 등을 목표로 선언한 상태다. '부동의 1위'의 업체가 되기 위해 △LFP 및 리튬 이온 배터리 취급 기술 △각형·원통형·파우치형 패키징 기술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 기술 △히팅 및 쿨링 기술 △배터리 실시간 모니터링을 위한 통신모듈 및 웹시스템 관리 기술 △배터리 상태 Data의 AI 분석 통한 잔존수명 및 불량 예측 기술이 필요하다 보고 이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특별히 권 대표는 리튬 패키징 회사가 전통적으로 신경쓰지 않던 웹시스템과 AI 분석 기술을 준비했는데 이는 "BMS라는 하드웨어에 통신 모듈을 통해 전압·전류·온도의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후 AI Solution을 통해 수명과 불량 예측 결과를 관제센터와 사용자 휴대폰에 표시해“ 리튬배터리 안전성을 보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당 기술은 세계에서 2번째이고 사업화는 최초"라며 "관제센터는 매년 한차례 업그레이드하고, 올해 8월 내지 9월부터 4번째 버전으로 AI와 데이터 수집 기술을 더 고도화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8일 대전 소재 KPC의 관제센터 모습. (사진=신태현 기자)
아울러 KPC는 추석 이전 지분 44%를 넘기고 권 대표가 KPC에 대표로서 남는 형식으로 인수합병(M&A)을 마무리하려고 준비 중이다. 권 대표는 "최근까지 17개 대기업·중견기업에서 인수 제안을 해왔다"면서 "최근에는 대기업 1곳과 계열사 포함 매출 2조5000억원 나오는 중견기업 중 후자를 선택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후자를 택함으로써 인수 금액은 다소 줄어들었다"면서 그렇지만 "해당 기업이 전기차용 리튬배터리 패키징 회사고, 히팅과 쿨링 기술을 갖춘 자동차 부품을 전문으로 다루는 회사로 KPC의 기술적 강화를 위한 시너지가 커 몸값 낮추기를 감수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해당 기업은 해외 유명 자동차 제조사에 전기차용 리튬배터리 모듈을 납품하기 때문에 대기업 셀 제조사와 관계가 너무 좋은 상태"라며 "현재는 중국에서 셀을 받아오지만, M&A 후에는 국내 대기업 셀을 받아오기 보다 더 쉬워진다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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