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가 지난 5월18일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을 승인하면서 국내 환경단체들의 반발이 거세다. 후쿠시마 오염수가 우리나라 해안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단체들은 우리 정부가 일본에 강력한 반대 의지를 피력하길 원하고 있으나, 현재 정부는 이에 대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한다.
일본 원자력규제위는 지난해 12월부터 13차례 도쿄전력의 ‘ALPS(다핵종제거설비) 처리수의 해양 방출과 관련된 사람과 환경에 대한 방사선 영향 평가 보고서’를 통해 ALPS가 걸러내지 못하는 삼중수소의 농도, 환경이나 사람에 미치는 방사능 피폭량을 심사했다.
그 결과 도쿄전력의 계획이 안전성 측면에서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는 현재 약 130만톤이 보관돼 있는데, 일본은 더 이상 해양 방출을 미룰 수 었다며 방류를 위한 해저터널 건설에 착수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일본 원자력규제위가 심사한 도쿄전력의 ‘ALPS 처리수의 해양 방출과 관련된 사람과 환경에 대한 방사선 영향 평가 보고서’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 방출에 대한 환경영향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생물에 방사성 물질 농축으로 인한 피폭 영향도 평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외교부는 IAEA(국제원자력기구)가 진행하는 독립적인 모니터링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IAEA는 지난 4월29일 1차 조사 보고서를 통해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해양 방류가 안전하게 추진되고 있다며 일본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1차 보고서가 발표된 후 시민방사능감시센터와 환경운동연합은 원자력안전위원회에 1차 보고서에 대한 번역 자료를 먼저 공개하고, 추후 그 보고서의 문제점과 대책을 요구하는 민원을 여러 차례 제기했다.
시민방사능감시센터와 환경운동연합은 "정부가 IAEA가 진행하는 방사성 오염수 모니터링을 통해 오염수를 감시하겠다는 것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를 옹호하겠다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원자력안전위원회 역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해 무능하고 무책임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비난 받아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도 큰 움직임은 없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윤미향 국회의원이 미국 시민단체와 연대해 일본의 오염수 방류 계획을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 관련 입법이나 대책 마련은 지지부진하다.
이에 오염수 해양 방류 반대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현 정부가 한일관계 개선을 핑계로 오염수 방류에 대한 강력한 반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단체들은 "정부는 대통령의 공약대로 방사성 오염수 방류저지를 위한 정부 차원의 종합적 대책을 마련하고, 오염수의 안전성 검증을 위한 우리나라의 자체적이고 독립적인 조사 시행 계획을 발표해야 한다"라며 "또 시민들과의 소통과 투명한 정보 공개를 위한 민관합동기구 마련을 서두르고 우리 국민의 식량 주권과 어민을 보호할 수산물 안전 강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본방사성오염수방류저지공동행동이 지난 4월20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앞에서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방류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환경운동연합 홈페이지)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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