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매각 난항…발 빼는 인수 후보들
"몸값 3조 과하다" 난색
2022-08-24 06:00:00 2022-08-24 06:00:00
[뉴스토마토 이혜진 기자]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매각 방침을 밝혔지만 난항이 이어지고 있다.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금융사들은 신용카드업 진출 관련 경영 전략과 맞지 않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롯데카드 몸값이 과도하다는 평가도 여전하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323410)와 토스(비바리퍼블리카), BC카드 모회사 KT(030200), 하나금융지주(086790) 등이 롯데카드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그러나 그나마 인수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카카오뱅크와 우리금융에서도 경영 전략과 맞지 않다고 언급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인수 방향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진 않다”며 “1순위 인수 대상은 증권사”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우리금융지주가 롯데카드와 한지붕 가족이니 굳이 인수전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해석도 나온다. 롯데카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롯데카드 지분 20%를 확보, 현재 롯데쇼핑과 2대 주주에 올라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말 소문처럼 우리 회사가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회사 규모가 커지니 좋겠지만 가맹점 결제 수수료 인하 정책과 올해 카드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등으로 업황이 별로 좋지 않다”며 “회사에 현금이 별로 없어 기업을 인수할 여력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신용카드업 진출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롯데카드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롯데카드 인수를 통한 신용카드업 라이선스 취득을 고려한 적이 없다”며 “소비자 금융 데이터를 취합하기 위해 라이선스 취득을 통한 직접 진출을 검토하고 있을 뿐 롯데카드 인수는 검토하지 않았다”고 했다.
 
롯데카드 매각설은 지난 2015년에 처음 나왔다. 그러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인수 3년 만인 올해 3월 롯데카드를 매물로 내놓으면서 매각 성사 여부에 귀추가 주목됐다. 매각 주관사인 JP모건을 통해 롯데카드의 지분 정보가 담긴 투자안내서가 이들 업체에 전달된 상태다.
 
롯데카드가 역대급 실적을 거두면서 카드 업계 순익 4위를 기록했지만 몸값 논란은 여전하다.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된 회사 관계자는 “롯데카드의 순이익이 증가한 이유는 기존 카드론의 이익률이 급증했기 때문인데 대출 만기가 도래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그 이익의 상승이 과연 지속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의 기업가치로 3조원 이상을 희망하는 게 매각의 걸림돌이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3조원은 앞선 롯데카드의 인수가격 대비 66%가량 높은 가격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2개 이상의 회사가 입찰할 수도 있다고 예상됐지만, 현재는 그 이하라는 얘기도 나온다”고 언급했다.
 
(사진=롯데카드)
 
이혜진 기자 yi-hye-j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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