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 금리를 종전보다 0.25%포인트 높인 '연 2.5%'로 결정했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만큼,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강화 움직임으로 원·달러 환율까지 폭등하면서 금리 인상을 늦출 여유가 없다고 판단한데 따른 조치다.
한은 금통위는 25일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금통위는 올해 1월 금리를 0.25%포인트 상향했다가 2월 숨고르기에 들어간 바 있다. 이후 4월과 5월 각각 0.25%포인트씩 올렸고, 7월에는 사상 최초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높이는 '빅 스텝'을 단행했다.
이날 인상으로 사상 최초로 4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졌다. 아울러 약 1년 사이 기준금리는 작년 8월, 11월, 올해 1월, 4월, 5월, 7월에 이어 이날까지 0.25%포인트씩 6차례, 0.5%포인트 1차례로 총 2%포인트나 급등했다.
한은 금통위가 이날 금리를 인상한 것은 여전히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달 1일 이창용 한은 총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에 출석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를 넘으면 훨씬 더 큰 비용이 수반될 수 있기 때문에, 안타깝지만 거시적 측면에서 물가 오름세가 꺾일 때까지는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108.74)는 외식·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등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6.3%나 급등하며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게다가 향후 1년간 물가 전망을 가늠하는 기대인플레이션 지수 흐름도 좋지 않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달 4.7%에서 4.3%로 하락했다. 그러나 지난달 기대인플레는 역대 최고치였고, 4%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미 연준의 긴축 의지가 재확인된 점도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영향을 미쳤다. 내달 미국 연준은 최소 빅 스텝 이상의 기준금리 인상 단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원·달러 환율 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중순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더니 급기야 이달 23일에는 1345.5원에 거래를 마감하는 등 2009년 4월 28일(1356.8원) 이후 1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은으로서는 환율 방어를 위해 금리 인상 말고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는 실정이다.
한편, 이날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한국과 미국 기준금리는 '역전' 상태에서 격차를 좁히는 등 기준금리 상단(한국 2.50%·미국 2.25∼2.50%)이 같아졌다. 다음 한은 금통위 회의는 10월 12일 열릴 예정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5일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사진은 이창용 한은 총재가 이날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은행)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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