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정부가 이집트에서 3조원 규모의 원전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정부는 이번 수주가 향후 본격적인 원전 수출을 위한 교두보가 되고, 향후 기자재 및 시공 업체에 일감을 공급하는 등 원전 생태계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은 3조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날 11시(현지시각) 한수원과 ASE사(러 로사톰 자회사)는 이집트 카이로에서 '원전 기자재·터빈 시공 분야' 계약을 맺었다.
이 프로젝트는 이집트 원자력청이 발주하고 러시아 ASE사가 수주한 엘다바 지역의 1200메가와트(MW)급 원전 4기 건설사업이다. 또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3년 만의 대규모 원전 분야 수출이기도 하다.
특히 한수원은 이번 수주가 오는 2030년까지 원전 수출 10기 목표 선언 이후 가시화된 최초의 성과로, 향후 체코·폴란드 등 중점 수주 대상국에 본격적인 원전 수출을 위한 강력한 모멘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아프리카 역내 중심국인 이집트가 최초로 시행하는 원전 사업에 한국이 참여하는 것으로, UAE 바라카 원전 수주에 이은 또 하나의 획기적인 성과"라며 "이는 지난 몇 년간 수주 일감 절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원전 기자재 및 시공 업체에 일감을 공급하는 등 원전 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수원은 국내 원전 기자재 업체들의 엘다바 건설 프로젝트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국내 공급사들을 대상으로 내달 사업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아울러 조속하게 모든 기자재에 대한 계약도 추진한다.
또 산업부는 엘다바 프로젝트 수주를 계기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춘 국내 원전 업계가 해외 시장으로 활발히 진출할 수 있도록 '원전수출전략 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전방위적인 지원을 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체코·폴란드 등 사업자 선정이 임박한 국가들에 고위급 세일즈 외교 전개, 국가 간 협력 사업 연계 등 정부 차원의 노력을 강화한다. 원전수출전략 추진위원회 등 원전수출 지원을 위한 민관협력 플랫폼도 적극 운영한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엘다바 프로젝트 수주는 윤석열 정부의 강력한 원전 수출 정책과 연계된 첫 가시적 성과"라며 "새 정부 에너지 정책 방향을 통해 탈원전 폐기를 공식화하고 원전수출전략 추진위원회를 가동하는 등 원전 정책의 변화와 강력한 수출 추진 의지가 계약 성사에 기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체코·폴란드 등 우리 원전의 우수성을 높이 평가하고 원전 협력을 타진하고 있는 국가들이 많다"며 "앞으로 우리가 가진 모든 역량을 총결집해 원전 수출이 새로운 국부를 창출하고 성장 산업으로 커나갈 수 있도록 강력하게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은 3조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자료는 이집트 엘다바 원전 건설 프로젝트 현장 위치 및 조감도. (자료=산업통상자원부)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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