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에 약 2800억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중재판정부 판정에 불복해 이의를 제기하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판결 취소 등 후속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31일 경기 과천시 법무부에서 론스타 사건 판정 선고에 관해 “론스타 청구액보다는 감액됐으나 중재판정부 판단을 수용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장관은 “우리 정부는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매각할 당시 승인 심사 과정에서 국제법규와 조약에 따라 차별없이 공정·공평히 대응했다는 일관된 입장”이라며 “소수 의견이 우리 입장을 그대로 받아들여서 정부 책임을 전혀 인정하지 않은 것만 봐도 절차 내에서 끝까지 다퉈볼 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부는 취소신청 등 후속 조치를 적극적으로 할 것”이라며 “피 같은 대한민국 국민 세금이 한 푼도 유출되지 말아야 한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중재판정부는 오전 우리 정부에게 론스타 측에 2억1650달러(약 2800억원)를 배상하라고 판정했다. 론스타 측이 청구한 금액은 46억8000만달러인데 4.6%만 인용됐다.
중재판정부는 외환은행 매각 승인 지연에 우리 정부의 책임이 있다는 론스타 측 주장 일부를 받아들이면서 이같이 판정했다.
다만, 법무부에 따르면 중재판정부에 참여한 3명의 심판 중 1명은 우리 정부 의견을 그대로 수용했다. 소수의견은 “론스타의 외환카드 주가조작으로 인한 유죄판결로 인해 금융당국의 승인 심사가 지연 됐으므로, 우리 정부의 책임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중재 당사자는 중재판정부의 권한 유월, 이유 누락, 절차규칙의 심각한 위반 등을 이유로 판정 후 120일 내에 판정 취소를 신청할 수 있다. 법무부는 이번 중재판정부의 판정을 뒤집기 위해 판정문 분석에 들어갔다.
법무부뿐 아니라, 쟁점 대부분에서 패소한 론스타 측에서도 판정 취소를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 10년만에 1라운드를 마친 ‘론스타 사태’는 2차 분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종 판정까지도 1년 이상의 짧지 않은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31일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사건 판정 선고와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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