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한국석유유통협회와 한국주유소협회가 주유소 카드수수료율을 1.5%에서 1.0%로 낮추고 탄력적으로 조정하자고 주장했다. 국제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민의 유류비 부담은 늘고, 주유소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을 타파하자는 것이다.
한국석유유통협회 및 한국주유소협회는 "코로나 19사태의 장기화와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고유가로 국민의 경제적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용카드 수수료 증가로 인한 부담이 주유소의 경영난과 유가 상승의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조속한 개선을 건의한다"고 2일 밝혔다.
지난 1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는 2753원, 경유는 2996원에 판매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주유소에서 기름값을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결제액의 1.5%가 수수료로 카드사에 들어가는데, 고유가로 결제액이 커진 만큼 카드사는 비용 증가 없이 앉아서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게 양 협회의 주장이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서 전국주유소의 휘발유+경유 판매 통계를 보면, 지난 2020년 7월에서 지난해 6월까지 총 판매량은 약 348억2만ℓ, 총매출액은 약 45조3528억원이었다. 이후 지난해 7월에서 지난 6월 총 판매량이 약 350억1201만ℓ, 총매출액은 약 59조1389억원으로 집계됐다.
연간 판매량이 불과 0.6%인 2억1199만ℓ 늘어난 반면, 총매출액은 30.4%에 해당하는 13조7861억원이나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에 휘발유가는 평균 24.2%, 경유가는 34% 상승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양 협회는 “문제는 유가 상승으로 주유소가 부담하는 카드수수료도 급증했는데 카드사는 앉아서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주유소 카드수수료는 매출액에 대해 1.5% 정률로 부과되고 있어 기름값이 인상되면 카드수수료도 그만큼 오르는 구조다.
신용카드사들의 연간 수수료 수익은 유가 상승률 30.4%만큼인 약 1964억5193만원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2020년 7월에서 지난해 6월 약 6462억7740만원에서 지난해 7월에서 지난 6월까지 약 8427억2932만원으로 늘었다는 것이다. 오피넷 통계에 나온 주유소 총 매출에 지난해 기준 신용카드 결제율 약 95%와 수수료율 1.5%을 적용한 결과다.
양 협회는 대안으로 수수료율 인하와 탄력적인 수수료율 적용을 건의했다. 현행 1.5%인 수수료율을 1.0%로 낮추면 지난 6월 주유소 평균판매가격을 기준으로 휘발유는 1ℓ에 10.42원, 경유의 경우 10.45원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연간으로는 약 2800억원의 수수료를 절감해 상당 부분을 유가 인하에 돌릴 수 있고 주유소 경영난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특히 고유가 시기에는 유가 수준에 따라 기준을 정해 수수료율을 0.8~1.5% 사이에서 탄력적으로 적용하면 유가 안정에 기여함은 물론 카드사의 수익도 적정한 선에서 보장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정훈 한국석유유통협회장은 “작년에 카드수수료율 인하를 촉구하는 주유소 사업자 1만명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정부와 국회에 탄원서를 제출했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주유소 업종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2% 안팎에 불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유소 경영에 큰 부담이 되는 카드수수료를 인하·조정함으로써 주유소도 살고 고유가에 따른 국민 부담도 낮추도록 정부와 국회가 조속히 건의를 수용해 줄 것을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양 협회는 최근 대통령실에 관련 국민제안을 접수하고, 금융위원회와 국회 정무위 및 민생경제안정특위 위원들에게 건의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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