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 열렸는데…이스타항공만 ‘발 동동'
항공 '정상화'의 과제②
일본 무비자 관광 풀리며 여객 수요 급증
대목 맞은 항공사들 앞다퉈 할인 행사
국토부 재무건전성 심사까지 AOC 또 밀려
2022-10-17 06:00:00 2022-10-17 06:00:00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항공·여행 업계가 일본 무비자 입국 재개에 따른 수요 회복에 들뜨고 있다. 항공사들은 각종 할인 상품으로 겨울 여행 고객 유치에 한창이지만, 이스타항공은 항공운항증명(AOC) 재발급 없이 다가오는 겨울을 맞아야 한다.
 
17일 항공·여행 업계에 따르면, 높은 접근성과 엔저 효과가 맞물려 일본 여행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참좋은여행은 이번달 일본 여행 출발자가 9월 대비 세 배 넘게 늘었다고 최근 밝혔다.
 
올해 참좋은여행을 이용한 일본 여행 출발자는 8월 844명에서 9월 1139명이었다. 하지만 무비자 입국이 재개된 이달 여행했거나 예정된 인원이 14일 기준 3740명으로 늘었다. 다음달 출발 예정자는 4359명에 달한다. 일본 불매 운동이 한창이던 2019년 10월~11월에는 각각 383명과 807명에 불과했다.
 
참좋은여행 관계자는 "11월 일본 여행 예약이 계속 들어오고 있는데, 700명 분이 더 들어오면 2018년 11월 5035명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기대해 볼 만 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됐던 한국인의 무비자(사증 면제) 일본 관광 재개를 하루 앞둔 10일 오후 인천공항 1터미널의 한 항공사 창구에서 시민들이 후쿠오카행 항공기 탑승 수속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항공사들은 손님 잡기에 한창이다. 진에어(272450)는 인천-나리타 노선을 매일 2회로 증편하고 인천-후쿠오카 노선은 21일부터 매일 2회로 증편한다. 코로나19로 운휴했던 부산-오사카, 인천-삿포로 노선도 복항하고 카카오페이 할인, 일본 현지 호텔과 관광지 입장권, 교통 패스 등 할인 제휴도 진행한다.
 
진에어가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13일까지 국제선 조회량을 조사한 결과도 일본(59%)이 제일 높았다. 태국(12%), 필리핀(11%), 괌(9%)이 뒤를 이었다.
 
진에어 관계자는 "일본 여행에 대한 높은 관심은 무비자 입국 재개, 엔저에 따른 낮은 비용 부담, 짧은 여행 일정 등으로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어서울은 다음달 23일부터 인천-다카마쓰 노선 운항을 재개한다. 다카마쓰는 에어서울이 팬데믹 이전까지 주7회 운항하던 인기 소도시다. 
 
티웨이항공(091810)도 인천발 후쿠오카, 오사카, 도쿄(나리타) 3개 노선을 매일 운항하고 있다. 12월까지 매일 3회 운항으로 증편한다. 연말까지 일본과 동남아 노선에 탑승하는 승객 대상으로 특가 행사도 진행한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동계시즌 인천공항을 비롯한 지방공항 노선 확대와 증편도 지속하면서 여행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8월31일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이스타항공 근로자들이 AOC 발급을 위한 정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이스타항공)
 
반면 이스타항공은 AOC 발급 지연으로 비행기를 못 띄운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7월 이스타항공을 허위자료 제출 의혹으로 경찰에 수사 의뢰해 AOC 발급을 중단했다.
 
경찰이 지난달 불입건(혐의없음) 결정을 내렸지만, 국토부는 4일 이스타항공에 재무구조 개선명령을 내렸다. 이스타항공은 11월 초까지 재무구조 개선 계획 등을 국토부에 제출해야 한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11월 초가 되기 전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경영 악화로 2020년 3월부터 운항을 멈춘 이스타항공이 항공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재무건전성이 있는지 반드시 심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지난달 16일 경찰의 무혐의 통보 직후 "항공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수준의 개선이 이루어졌는지 철저히 검토하여 운항재개 허용 여부를 엄격히 심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전 의원의 부정 취업 청탁 의혹도 연일 이목을 끌고 있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이 2015년~2019년 100명 넘는 승무원을 부정 청탁해 취업시켰다고 의심한다.
 
남은 직원들은 발을 굴린다. 이스타항공은 연말까지 임직원 530여명 전체 유급휴업과 유급휴직을 이어가고 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현 시점까지는 유급휴업과 유급휴직에 변동이 없고 AOC가 나오면 그때 일부 변동이 있을 것"이라며 "AOC가 발급된다고 해서 바로 운영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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