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시가 사회안전망 밖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위기가구를 조기에 발굴하고 고독사 등 위험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12만명을 대상으로 ‘사회적고립 위험 1인가구 실태조사’를 실시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이후 두 번째로, 서울시는 25개 전 자치구와 함께 연말까지 동주민센터 공무원이 직접 개별가구를 방문하는 방식으로 실시한다. 조사 결과 위험가구로 판단되는 경우 긴급복지(생계비), 돌봄서비스 등 대상자에게 필요한 맞춤형 복지 서비스를 연결한다.
지난해 첫 실태조사는 임대주택, 고시원, 다가구·다세대 등 주거취약지역 중장년 이상(1971년 이전 출생자) 1인가구 중 14만4398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코로나19로 대면접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도 최대한 방문조사를 실시해 이중 3만6265가구의 위험가구를 발굴하고 기초생활보장, 긴급복지 등 복지서비스를 연계했다.
산속에서 노숙 생활을 하다가 겨울에 하산한 60대 남성의 경우는 고시원 전입신고 과정에서 주민등록 말소 등 위기상황이 발견됐다. 동주민센터는 실태조사를 통해 남성이 사회적 고립 위험 1인가구이면서 복지수급이력이 없음을 확인했다. 이후 남성은 국가형 긴급복지(생계비, 주거비)를 우선 지원 받고 혀재 기초생활수급을 받고 있다.
올해 실태조사는 이처럼 사회적고립 위험 1인가구를 최대한 샅샅이 발굴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실태조사시 조사 거부와 부재 등 미완료자와 각 자치구에서 자체적으로 추정한 사회적 고립 위험 1인가구 등 약 12만 가구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조사대상은 지난해 조사를 거부하거나 부재로 인해 완료하지 못한 7만6204가구가 포함된다. 고독사 위험군(고·중·저·해당없음)으로 분류되지는 않았으나 위험군 해당 여부 확인이 필요한 4만690가구도 조사한다. 지난해 고독사 위험군으로 발굴한 3만6265가구 중 사망, 취업, 이사 등으로 위험군으로 재분류가 필요한 경우도 재조사한다.
일부 자치구가 자체적으로 세운 실태조사 기준 대상은 물론, 본인이 실태조사를 희망하거나 주변 이웃이 동주민센터에 돌봄이 필요하다고 신고한 경우에도 이번 실태조사 대상에 포함될 예정이다.
서울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서울에서는 총 127명이 고독사했는데, 10명 중 8명은 '남성 1인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는 60대가 10명 중 3명 수준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 사망자 중 기초생활수급자는 80.3%(102명)로 집계됐으나 비수급 사망자 중 60.0%(15명)는 관리(상담) 이력조차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관계자는 "복지서비스 신청을 위해 주민센터 등을 찾아가는 것 자체를 부끄러워 해 혜택을 못 받거나 복지 대상임을 인지 못하는 경우 등 다양한 사각지대 유형이 있다"며 "조사 거부자나 부재자도 꾸준히 방문해 발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태조사는 이달부터 12월까지 동주민센터 공무원을 통한 방문조사를 원칙으로 실시한다. 자치구별로 동일한 기준이 적용될 수 있도록 서울시가 자체 제작해 작년 조사부터 활용하고 있는 ‘1인가구 실태조사표’에 따라 경제·주거·건강 상황, 고독사 위험도 등을 조사한다.
시는 시정 핵심철학인 ‘약자와의 동행’에 발맞춰 사회적 고립가구에 대한 예방적·상시적 발굴체계를 구축하고 도움이 필요한 주민을 샅샅이 발굴해 지원할 계획이다.
김상한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온전히 동주민센터 직원의 힘만으로는 복지사각지대 주민 발굴이 어려운 만큼 이번 실태조사에서 주변 이웃이 위기가구 발굴에 적극 협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서울 시내 한 반지하 주택 모습.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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