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고독사가 급증하며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위험군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시 싱크탱크협의회(SeTTA)는 20일 서울시청에서 ‘데이터 기반 고독사 예방’ 정책세미나를 가졌다.
이날 세미나는 지난 4월 80대 어머니와 50대 아들이 생활고에 시달리다 숨진 지 한 달만에 발견된 ‘창신동 모자’ 사망을 비롯해,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사는 사람들이 임종을 맞는 고독사 문제에 대한 대안을 찾기 위해 이뤄졌다.
서울지역 고독사는 2020년 51건에서 작년 76건으로 1년 새 149%로 급증했다. 하지만 이들 127명 가운데 복지 당국의 고독사 예방사업 대상자는 단 11명, 8.7%에 불과했다. 기존의 수동적인 고독사 발굴사업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
서울시복지재단과 각 지자체 등이 고독사 위험군 체크리스트, 상담기록 통합 정보 시스템(행복e음) 등을 활용해 고독사 예방사업을 펼치지만 개인정보 보호, 정보·자료 부족, 인력·시간 한계 등을 이유로 데이터베이스화되지 못하고 사각지대를 보이고 있다.
서울기술연구원의 2020~2021년 고독사 사망자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127명 가운데 102명, 80.3%가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로 나타나 현재의 지원사업만으로는 고독사를 예방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수급자들은 1명을 제외하고 전부 복지체계의 상담이력이 있었고 15.7%는 긴급복지 지원까지 받았지만 결국 고독사를 막지는 못했다.
복지체계의 사각지대인 비수급자들(19.7%)은 60%가 상담 경험조차 없었다. 사망 이전의 접촉간격이 79일로 두 달이 넘는 등 사회적 관리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사망 이전 79일 동안 아무런 돌봄의 손길이 닿지 않았다는 뜻이다. ‘찾아가는 동 서비스’, ‘돌봄 지원단’ 등 돌봄사업의 지원도 수급자 위주로 이뤄졌다는 점도 문제 중 하나였다.
서울에서 고독사한 사망자들은 60대·남성·1인 가구·정신질환자·알콜 중독·주거취약지역 거주 등의 특징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날 고독사 고위험군에 비수급자 관리까지 포함할 수 있는 행정 데이터베이스 활용 발굴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주민등록정보를 통해 1인 가구·이사 횟수·주거취약지역·동거인 사망여부 등을 추려 선제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이다.
병원 방문이 필요하거나 관리를 피하고 있는 대상자를 찾기 위해 국민건강보험의 빅데이터 자료와 연계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연락이 힘든 대상자들을 위해 IOT 센서를 도입해 이들 데이터를 활용한 체계적인 관리 및 연구도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수범 서울기술연구원 연구위원은 “고독사 위험군 발굴 체크리스트는 인력과 시간이 많이 소요돼 어려움이 있고 개인정보 보호로 인해 자료 취합이나 데이터베이스화되지 않은 문제가 보였다”며 “위험군을 발굴하는데 데이터 기반의 고독사 위험군 발굴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작년 11월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청년들이 정부에 고독사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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