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 54.0%가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를 "야당탄압, 정치보복 수사"라고 평가했다. "혐의에 대한 정당한 수사"라는 응답은 41.7%로 조사됐다. 이 대표의 대선 경선자금으로까지 수사를 확대한 검찰로서는 민심의 부정적 시각이 확인되면서 혐의를 입증할 물증이 절실해졌다.
28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58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4.0%가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검찰 수사에 대해 "야당탄압, 정치보복 수사"라고 답했다. 41.7%는 "혐의에 대한 정당한 수사"라고 했다. '잘 모르겠다'며 응답을 유보한 층은 4.4%였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민주당은 검찰 수사를 국면 전환 시도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30% 초반대에 머물고 있는 낮은 국정운영 지지도의 반등을 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정 정국을 이끌고 있다는 의심이다. 검경에 이어 국정원, 감사원까지 총동원된 안보로의 이슈 전환과 종북 주사파 등 거친 색깔론은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정조준했다.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구속을 계기로 대장동 재수사가 이재명 대표의 대선 경선자금으로 확대된 것에 대한 두려움도 상존한다. 이 대표가 지난 24일 검찰의 중앙당사 압수수색 재시도에 울먹이며 국민에게 호소한 것은 이를 잘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일단 민주당은 이재명 지키기에 주력하며 단일대오를 형성키로 했다.
조사 결과를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세대에서 '야당탄압·정치보복'이라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20대 '정당한 수사' 41.2% 대 '야당 탄압' 53.8%, 30대 '정당한 수사' 40.7% 대 '야당 탄압' 53.6%, 50대 '정당한 수사' 38.5% 대 '야당 탄압' 58.5%였다. 특히 민주당 기반인 40대에서는 '정당한 수사' 30.0% 대 '야당 탄압' 67.6%로, '야당 탄압'을 선택한 응답이 두 배 이상 앞섰다. 반면 보수 지지세가 강한 60대 이상에서는 '정당한 수사' 51.5% 대 '야당 탄압' 43.0%로, '정당한 수사'라는 평가가 모든 연령대 중 유일하게 오차범위 밖에서 높게 나왔다.
지역별로도 대구·경북(TK)을 제외하고 모든 지역에서 이 대표에 대한 수사를 '야당탄압·정치보복'이라고 바라봤다. 서울 '정당한 수사' 41.2% 대 '야당 탄압' 54.4%, 경기·인천 '정당한 수사' 43.2% 대 '야당 탄압' 53.3%, 대전·충청·세종 '정당한 수사' 39.8% 대 '야당 탄압' 54.1%, 강원·제주 '정당한 수사' 41.0% 대 '야당 탄압' 59.0%였다. 민주당 안방인 광주·전라의 경우 '정당한 수사' 20.4% 대 '야당 탄압' 76.7%로, '야당 탄압' 의견이 70%를 상회했다. 보수 성향이 강한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정당한 수사' 45.5% 대 '야당 탄압' 48.9%로, 오차범위 안에서 '야당 탄압' 응답이 앞섰다. 반면 보수의 심장부인 대구·경북에서는 '정당한 수사' 55.0% 대 '야당 탄압' 38.4%로, 모든 지역 중 유일하게 '정당한 수사'라는 의견이 높게 나타났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26일 국회 앞 본청 계단에서 열린 민생파탄·검찰독재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치성향별로 보면, 민심의 바로미터인 중도층에서는 '정당한 수사' 37.8% 대 '야당 탄압' 55.3%로, '야당 탄압'이라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보수층 '정당한 수사' 74.2% 대 '야당 탄압' 23.9%, 진보층 '정당한 수사' 12.4% 대 '야당 탄압' 83.2%로,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바라보는 시선이 확연히 달랐다. 지지 정당별로도 국민의힘 지지층 '정당한 수사' 91.4% 대 '야당 탄압' 5.9%, 민주당 지지층 '정당한 수사' 3.8% 대 '야당 탄압' 92.3%로 입장이 갈렸다.
한편 이번 조사는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033명이며, 응답률은 4.1%다. 8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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