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7일(목) 토마토Pick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간의 '망 사용료' 논쟁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봤습니다.
망 사용료와 망중립성
먼저 망 사용료와 망 중립성이 무슨 뜻인지 알아보고 시작하겠습니다.
-망 사용료 : 유튜브, 넷플릭스와 같은 콘텐츠 제공 사업자(CP. Contents provider)가 SK텔레콤 등 통신 사업자(ISP. Internet Service Provider)가 만든 인터넷망을 이용한 대가로 내는 요금을 망 사용료라고 합니다. 망사용료는 구체적으로 ‘인터넷 접속료’와 ‘인터넷 사용료’로 나뉘는데 현재 논란이 되는 부분은 인터넷 사용료에 관련한 부분입니다.
-망 중립성 : 통신사 등 네트워크 사업자는 모든 콘텐츠를 동등하게 취급하고 차별해선 안 된다는 개념을 말합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사용자는 통신료를 지불하고, CP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ISP는 빠른 인터넷 망을 제공하는데요. '망'이라는 것이 누구에게도 치우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코로나19 이후 트래픽이 폭증하면서 ISP 측은 '망 중립성'이 무너지고 있다며 '망 사용료'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망 사용료 논란이 일어난 이유
국내외 ISP들은 사용자들이 전 세계와 연결할 수 있도록 각 나라의 망을 연결해야 하는데요. 각국의 망은 등급(tier)이 매겨져 있습니다. 이 등급은 각국 통신사가 해저 케이블 설치에 얼마나 투자했냐에 따라 나뉘게 됩니다. 따라서 낮은 등급의 통신사는 높은 등급의 통신사 망을 이용할때 대가를 지불해야 합니다. 미국은 1등급, 한국은 2등급인데요. 그래서 미국의 망을 이용할 때 비용이 나가게 됩니다. 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생겨난 것이 바로 '캐시서버'입니다. 캐시서버는 본 서버의 복사본인데요. CP들은 한국이나 한국 근처 국가에 캐시서버를 설치하고, 한국 사용자들이 자주 요청하는 콘텐츠를 여기에 저장해둡니다. 그러면 국내 통신사들은 캐시서버에 저장된 콘텐츠를 꺼내 쓰면 되기 때문에 굳이 해외 망을 이용하지 않아도 되고, 그만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CP들은 이러한 이유를 들어 지금까지 망사용료를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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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가 소송을 하는 이유
유튜브와 구글은 일본, 홍콩에 캐시서버를 설치했습니다. 국내 3개 통신사(KT, SK, LG)에 모두 설치했습니다. 그런데 넷플릭스는 KT와 LG에는 설치를 했는데 SK브로드밴드에는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SK브로드밴드는 '망에 대한 적절한 비용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SK브로드밴드의 네트워크에 넷플릭스 캐시서버 설치를 제안했지만 넷플릭스가 이에 동의하지 않아서 분쟁이 생겼습니다.
넷플릭스-SKB 재판 진행 상황
현재 재판 진행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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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2 : SKB가 방통위에 넷플릭스와의 갈등을 중재해달라고 요청
-2020.4.15 : 넷플릭스가 SKB 상대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 제기
-2021.6.25 : 1심 재판부, 넷플릭스가 SKB에 ‘연결에 대한 대가를 부담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
-2022.3.16 : 넷플릭스 항소. SKB는 넷플릭스 상대로 부당이익 반환청구 소송 제기
통신사와 콘텐츠사업자 주장 내용
양측 주장을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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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제공자(CP) : 소비자가 이미 통신사에 인터넷 사용료 지급, 글로벌 CP들에 과도한 비용 부담 야기, 결국 콘텐츠 제작자에게 비용 전가돼 콘텐츠 생산에 지장 초래, 글로벌 규제 트렌드에 어긋남
-통신사(ISP) : CP가 발생시키는 트래픽 점유율이 너무 높음, 네이버와 카카오 등 망 사용료를 내는 회사들과 형평성 맞출 필요, 유럽 등에서 망 사용료 제도화 추진 중, 트렌드에 어긋나지 않음, 제작자에 비용 전가시키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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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망 사용료 현황
현재 국내에서는 네이버, 카카오 등이 꾸준하게 망 사용료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다소 오래된 자료입니다만, 2019년 국회 국정감사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해외 CP는 페이스북을 제외하고는 망사용료를 지급하지 않고 있거나 지급 여부에 대한 자료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최근에는 트위치가 2015년부터 망사용료를 약 500억원씩 냈다고 공개했습니다.
☞관련기사 아프리카TV는 몇 년전 150억원씩 내다가 부담스러워서 전송 방식을 바꿨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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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 2016년 약 734억원, 2017년 약 1141억원, 현재도 비슷한 수준 추정
-카카오 : 2016년 기준 약 300억원
-트위치 : 약 500억
-페이스북(메타) : 약 150억원
-구글, 넷플릭스 : 0원
트래픽 현황
현재 국내망 사용료를 내는 네이버와 카카오에 비해 구글과 넷플릭스 등이 차지하는 트래픽이 압도적인데 이들은 돈을 내지 않습니다. 이들의 점유율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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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 27.10%
-넷플릭스 : 7.2%
-페이스북(메타) : 3.5%
-네이버 : 2.1%
-카카오 : 1.2%
정치권, 망사용료 부과하는 방향 입법 준비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망무임승차방지법’을 당론으로 추진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중입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신중론을 취하고 있는데요. 전반적으로는 망사용료를 부과하자는 입장이 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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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은 망사용료 부과에 부정적… 구글의 여론조작 때문?
애초 국민들은 통신 3사 서비스에 대해 불만이 큰 상태인데, 굳이 통신사 이익 문제인 망 사용료에 손을 들어줄 필요가 있느냐는 여론이 더 강해 보입니다. 여기에 통신3사가 지난해에만 영업이익이 4조380억원을 올렸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국내 소비자들은 오히려 통신사 인프라 개발 의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망사용료 부과에 부정적 의견이 더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통신3사 측은 망사용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구글이 부추겨서 생긴 현상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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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에서도 논쟁 중
유럽 쪽은 망 사용료를 부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법 제정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역시 공화당을 중심으로 인터넷 법 관련 발의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 주요국가 동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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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 빅테크 망 투자 분담 법안 마련 촉구
-유럽통신사업자연합회(ETNO) : "유럽이 디지털 인프라 부족에 시달리지 않도록 트래픽을 유발하는 기업들도 공정하게 기여해야 한다"
-브랜던 카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 : "빅테크는 네트워크로부터 엄청난 이익을 얻고 있다.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빅테크가 공정한 몫을 기여할 필요가 있다”
-미국 공화당 : 인터넷 공정 기여법 발의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 “장기적 성장 지원을 위해 디지털 인프라 투자에 대한 올바른 대가가 마련되도록 논의해야 한다”
망 사용료법이 통과되면 어떻게 되나
현재 유럽과 미국 모두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재판과 입법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만약 소송에서 넷플릭스가 패소하고, 동시에 국회에서 망 사용료 법안이 통과된다면 유럽과 미국에도 큰 영향이 미치기 때문입니다. 유럽은 10년 전 실패했던 '망 사용료 법안'을 강하게 밀어붙일 것이고,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자국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보복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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