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우리는 두 번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KTH(036030)의 모태라 할 수 있는 한국PC통신은 ‘하이텔’ 동호회 서비스 등으로 1990년대 PC통신 시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인터넷이 급속히 보급되면서 포털에게 온라인 서비스의 주도권을 넘겨줘야 했다.
"포털들처럼 서비스를 무료로 개방하면 수익을 낼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유료사업을 포기하지 않아 결국 사용자의 외면을 받은 것이다.
서정수 KTH 대표는 12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런 뼈아픈 과거를 언급하며, '초기화면 개편'과 '모바일 전략'으로 대표되는 포털 파란의 새 출발을 선언했다.
◇ 초기화면, 사용자 마음대로
이번 서비스 개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주요 서비스를 하나씩 쌓는 구조로 만들어 정보를 쉽게 더하고 뺄 수 있도록 초기화면을 설계했다는 점이다.
개인 성향에 따라 뉴스, 쇼핑, 블로그, 푸딩, 아임IN, 증권, 날씨, 운세 등 12가지 주요 서비스를 한번의 클릭으로 더하거나 빼, 자유로운 화면 구성을 할 수 있다.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만 초기화면에 꺼내 두고, 다른 서비스는 감출 수 있게 해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도록 한 셈이다.
또 KTH는 네이버Me와 비슷하게 소셜 자산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My 파란’ 메뉴를 만들었다.
사용자는 메일, 블로그는 물론 푸딩, 아임IN, Usay 등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소셜 서비스와 정보도 한 곳에서 바로 볼 수 있다.
초기화면 개편은 12일부터 이뤄질 예정이다.
◇ “스마트 모바일 컴퍼니로 새 출발”
10년 전 정보통신의 변화를 주도했던 게 인터넷이었다면, 현재 정보통신의 변화를 주도하는 것은 모바일이라는 게 KTH의 판단이다.
서 대표는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했던 10년전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KTH는 모바일에 집중 투자를 하고 있다”며 “다른 포털들이 유선에서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무선을 넘본다면 우리는 처음부터 무선을 공략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KTH는 애플리케이션에 적극 투자해 ‘푸딩카메라’가 다운로드 80만, ‘푸딩얼굴인식’이 다운로드 70만을 기록했으며, 이밖에도 위치기반 SNS인 아임IN이 다운로드 30만을 달성했다.
또 유·무선의 동일한 사용자 경험(UX) 제공을 위해 이용자가 자유롭게 초기화면 구성이 가능하도록 한 시스템을 모바일에도 적용했다.
◇ “내년까지는 적자 각오”
초기화면 개편을 통해 사용자의 편의성을 최대한 늘리고, 모바일과 PC를 연계시키겠다는 KTH의 시도는 다소 이색적이다.
다른 포털업체들은 지능형 검색엔진 개발과 DB 확충을 통해 검색점유율을 높여 수익을 내겠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전략으로 포털 파란의 검색점유율과 KTH의 수익성이 향상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서 대표는 “이미 주주들에게는 내년까지 적자를 내겠다는 양해를 구했다”며 “우리의 전략은 지금 당장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니고, 트래픽 확보가 1차 목표”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시간을 두고 성과를 내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뉴스토마토 최용식 기자 cys7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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