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한동인 기자] 이재명정부 집권 2년 차인 2026년은 임기 5년의 성패를 가를 승부처로 평가됩니다. 통상 역대 정권들은 집권 첫해에는 시행착오를 거쳐 기반을 다지고, 2년 차부터는 정책 구상을 실행 단계로 옮겨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왔습니다. 이재명정부 집권 1년 차가 전임 정부의 불법 비상계엄 사태, 탄핵 국면, 관세 파고 등 격랑 속에서 '회복의 시간'이었다면, 2년 차는 회복을 넘어 '성과의 시간'으로 채워야 합니다.
성과 평가의 첫 번째는 온 국민이 염원하는 '민생과 경제' 회복이 될 전망입니다. 지난해 불황의 터널에서 가까스로 회복의 불씨를 마련하는 데 노력했다면, 올해는 국민들이 직접 피부로 느끼고 체감할 수 있는 경제 성과에 주력해야 합니다. 하지만 새해 우리 경제가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습니다. 고환율·고물가·고금리 등 '3고'는 물론, 대외 불확실성도 여전히 높습니다. 회복 신호와 구조적 불안이 교차하는 상황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성과를 도출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때문에 이재명정부 집권 2년 차는 국민이 먹고사는 '먹사니즘' 문제를 얼마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냐에 달려 있으며, 이는 곧 임기 5년의 성패를 가를 승부처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회복서 성장으로…"대도약 원년"
이 대통령은 새해 첫날인 1일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로 집권 2년 차 첫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방명록에 '"함께 사는 세상" 대한민국 대도약의 원년 대한국민과 함께 열겠습니다'라고 적었는데요. 신년사에서도 '대도약'을 집권 2년 차 주요 키워드로 제시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외교, 안보 등 모든 분야에서 대대적인 도약과 성장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며 "유일한 기준은 오로지 국민의 삶"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각오로 작은 변화의 성과들을 하나하나 눈덩이처럼 키워 나가겠다"며 '성과'를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를 '회복의 시간'으로 규정하고, 올해 집권 2년 차를 '성장의 시간'으로 잡았습니다. 집권 2년 차 국정 운영의 방향성을 작년과 다르게 잡겠다는 것인데, 집권 2년 차부터는 취임 당시 설정한 국정 과제들을 성과로 선보이겠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이를 위해 이 대통령은 △지방 주도 성장 △모두의 성장 △지속 가능한 성장 △문화가 이끄는 성장 △평화가 뒷받침하는 안정적 성장 등 다섯 가지 '대전환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고도성장을 이끈 '성공의 공식'이 우리의 발목을 잡는 '성공의 함정'이 됐다"면서 "불평등과 격차가 성장을 가로막고 경쟁과 갈등이 격화되는 이 악순환 속에서 자원의 집중과 기회의 편중은 이제 성장의 디딤돌이 아니라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성장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장의 성과가 보이지 않는 개혁 과정도 피하지 않겠다"며 규제·금융·공공·연금·교육·노동 등 6대 구조개혁을 본격화할 것을 예고했습니다.
관세 이어 '환율 파고'…물가 자극 등 곳곳 '암초'
하지만 현재 한국 경제는 회복 신호와 구조적 불안이 교차하는 등 녹록지 않은 현실입니다.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도 한국 수출은 그나마 선방하고 있지만, 고환율·고물가·고금리 여파로 내수 회복은 여전히 더디기만 합니다. 여기에 올해 세계 경제도 우호적인 상황이 아닙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등했던 물가는 정점을 지났다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관세와 지정학적 리스크, 공급망 재편이라는 새로운 변수들이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대외 불확실성이 상수화된 상황에서 단기 지표를 넘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경제 성과를 낸다는 것은 더욱 더 어렵습니다. 특히 최근 1500원을 위협하는 고환율 흐름은 가계·기업의 비명은 물론, 정부의 관리 능력마저 시험대에 오르게 하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해 원·달러 환율 연평균은 주간 거래 종가 기준 1421.97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연평균 환율이 1400원대를 넘었습니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 평균치 1394.97원보다도 높은 수준입니다.
고환율은 물가 흐름에도 가장 큰 변수가 되면서 이재명정부의 물가 관리도 시험대에 오르게 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보다 2.3% 오르면서 2%대를 지켰지만, 고환율 영향에 석유류·수입 쇠고기 등 생활물가는 껑충 뛰었습니다. 최근 지속된 환율 상승은 새해 들어 물가 상승에 상당 부분 반영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같은 이유로 글로벌 투자은행(IB)을 비롯한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일제히 한국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상향 조정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관세 파고에 이어 올해는 환율 파고가 경제운용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꼬집습니다. 환율 상승은 유가와 수입물가, 외식물가 등은 물론 건축자재 가격까지 밀어 올려 재건축 등 주택 공급도 위축시키기 때문입니다. 특히 환율발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심리 냉각과 수출기업 악화는 투자 부진과 일자리 위축을 낳고, 결국 경기 전반의 침체를 불러오기에 이재명정부가 경계해야 할 주요 사안임은 틀림없습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작년 말 급등한 원·달러 환율 영향이 시차를 두고 가공식품, 외식물가 등으로 확산하면 올해 물가를 더 자극할 수 있다"며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환율이 당분간 일시적으로 안정세를 보인다 해도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 자체가 좋지 않아 환율이 다시 뛸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연초 안정세에도 이후 다시 상승해 1400원대 중후반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를 자극해 전체 물가 상승률을 2%대 중반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수입물가도 함께 오른 가운데,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의 수입 육류 코너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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