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검찰의 칼끝이 이재명 대표를 향하고 있다. 민주당은 사생결단의 심정으로 검찰과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지난 8일 이 대표의 최측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한 데 이어 9일 이 대표의 또 다른 최측근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의 자택과 그의 사무실이 있는 여의도 민주당사 당대표 비서실, 국회 본청 당대표 비서실을 압수수색했다. 정 실장은 부패방지법 위반, 특정범죄가중법 위반(뇌물) 혐의 등을 받는다. 두 사람은 이 대표가 지난해 10월 직접 "측근이라면 정진상·김용 정도는 돼야 하지 않냐"며 전폭적인 신뢰를 보인 인물들이다.
징검다리를 차례차례 밟은 검찰은 이 대표로 향하고 있다. 검찰은 김 부원장 공소장에서 이 대표를 수차례 언급하며 다음 수순을 예고했다. 검찰이 공소장에 '김 부원장과 정 실장,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은 매우 밀접한 관계가 돼 수시로 만남을 가지면서 이재명의 성남시장 당선뿐 아니라 향후 중앙 정계 진출 등 정치활동을 돕는 관계로까지 발전했다'고 적시한 만큼 이 대표에 대한 수사로까지 전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민주당도 이를 예상하고 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수사가)김용에서 정진상으로 옮겨가는 것을 보면서 궁극적으로 이 대표에게 향하지 않겠느냐고 많이 예측하고 걱정하고 있다"며 "부당한 정치탄압, 검찰 독재에 대해 단호하게 맞서 싸울 것"이라고 결사항전의 자세를 보였다. 민주당은 검찰이 의도적인 사정정국을 조성, 이태원 참사 등에 따른 불리한 국면 전환을 노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최고위원은 "전날 검찰의 압수수색은 전형적인 국면 전환용 정치쇼로 결국 실패로 끝날 게 뻔하다"며 "검찰이 제시한 압수수색 영장은 기초 사실관계도 파악하지 않은 창작물"이라고 맹비난했다.
지난 9일 오전 검찰 관계자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최측근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의 사무실이 있는 여의도 민주당사에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표 역시 같은 주장을 펼쳤다. 이 대표는 "검찰의 창작 난이도가 매우 낮은 거 같다. 검찰이 훌륭한 소설가가 되기는 쉽지 않겠다"며 "검찰이 이러한 허무맹랑한 조작 조사를 하려고 대장동 특검을 거부하는 것 같다. 조작이며, 결국 진실은 드러날 것"이라고 제안했던 대장동 특검도 다시 꺼내들었다.
여기에 민주당은 '검찰이 민주당의 증거인멸 정황을 확인했다'는 일부 보도가 나오자 "검찰이 사용하던 첨단 포렌식의 결과로 해당 PC의 최초 제조시점으로 보이는 지난 2015년 이후 삭제파일까지 전부 복원했다. 압수할 물건이 없음을 자인하고 빈손 수색으로 복귀한 것"이라고 반박했고, 결국 11일 이번 수사팀 책임자인 강백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 부장검사, 엄희준 반부패수사1부 부장검사를 피의사실 공표죄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하며 물리적 반격에 나섰다.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해 12월27일 경기도 성남 대장동 게이트 의혹 현장을 방문해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 등에 대한 특검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대표는 대장동 의혹 외에도 검찰 수사망에 겹겹이 쌓여있다. 지난 9월8일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이상현)와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 유민종)로부터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백현동 개발·성남FC 후원금·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도 받는다. 부인 김혜경씨는 경기도청 법인카드 유용 혐의를 받고 있으며, 장남 동호씨는 불법도박 혐의로 지난달 26일 검찰에 송치됐다.
민주당 법률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승원 의원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지금 검찰의 언론 플레이가 금도를 넘어섰고, 피고인을 향한 회유·압력을 통해 사실과 다른 진술을 얻어내려고 하고 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진술 변경, 형량 협의 등 위법성이 있는지 면밀히 주시하겠다"며 "이 대표는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와는 별도로)정치는 민생이라는 모토로 의연하게 민생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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