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생명보험사의 운용자산수익률이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상승에 따른 수익보다 채권 평가이익 감소한 탓이다.
15일 <뉴스토마토>가 국내 주요 생보사 4곳(
삼성생명(032830)·
한화생명(088350)·교보생명·NH농협생명)의 3분기 영업실적과 생명보험사의 지난해 3분기 운용자산수익률을 비교 분석한 결과 운용자산수익률은 최대 0.4%대 성장에 머물렀다.
이들 중 운용자산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교보생명으로 3분기 기준 3.73%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3%)보다 0.43%p 상승한 수치다. 다만 2분기(3.83%)에 비해서는 다소 하락했다.
삼성생명은 전년 동기 대비 0.2%p 오른 3.0%, 농협생명은 0.15%p 상승한 2.95%로 나타났다. 한화생명은 0.13%p 늘어난 3.63%로 집계됐다.
저금리였던 지난해 3분기에 비해 올 3분기는 기준금리가 크게 오른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금리 상승으로 투자 수익이 개선되며 운용자산이익률이 상승했지만, 채권평가이익이 감소하는 부정적 영향도 있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금리상승 시기에는 채권평가 손실이 발생하는데, 금리가 최근 급격히 오르면서 평가손실도 과도한 기울기를 나타냈고 운용자산이익률이 시장 상황과 일대일로 반영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이자 수익은 늘어났지만 채권 평가에서 손실이 발생하는 시장상황 등으로 인해 운용자산수익률이 적은 폭으로 상승한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생명은 지난 컨퍼런스 콜에서 "금리상승이 급격히 일어나면서 신규 투자 금리의 상승 속도보다 부채 부담 금리가 공시율에 적용되는 속도가 예상보다 빨랐다"고 전했다.
한화생명도 금리 상승기 채권 평가이익이 감소하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 가량 떨어졌다.
주식시장 하락 요인도 손실에 영향을 미쳤다. 삼성생명은 "주식시장 하락이 지속되면서 변액보증준비금의 평가상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새 회계기준이 적용되고 시장이 안정되면 수익률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보험·연금연구실장은 "올해는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현 회계기준에서 부채를 원가 평가하고 있기에 금리상승 영향이 수익률에 크게 나타나지 않은 것"이라며 "2023년부터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이 시행되면 부채 부담이 완화되고 자산운용 수익 역시 일정 부분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생명 역시 "금리 급등 시기가 지나 금리가 안정화되는 추세로 접어들면 부채 부담 이율의 증가 속도가 감소하고 신규 투자 이익의 증가 속도가 누적되면서 점진적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 생명보험사 운용자산수익률 비교. (출처 = 생명보험업계, 그래프 = 허지은 기자)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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