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사 백신 생산 중단에…후발주자들 고민 커졌다
"낮은 접종률로 완제 생산 중단…정부 요청 시 생산"
백신 개발사들 중저소득국 중심 해외 판로 개척 고심
2022-11-25 06:00:00 2022-11-25 06:00:00
SK바이오사이언스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국산 1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추가 완제 생산 중단으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후발주자들의 고민이 커졌다. 국내 공급 가능성이 거의 없어 해외 판로를 미리 개척해야 하는 상황 때문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는 전날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이하 스카이코비원)' 추가 완제 생산을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스카이코비원은 한국 기업이 개발해 허가받은 첫 코로나19 백신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허가를 받고 9월부터 질병관리청과 계약한 선구매 초도물량을 공급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접종률이 낮아진 탓에 추가 완제 생산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단, 정부가 접종 계획을 확대·개편하는 등의 상황으로 백신을 요청하면 생산과 공급을 재개할 방침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공시에서 "스카이코비원은 낮은 접종률로 인해 초도물량 이후 추가 완제는 생산하지 않고 있다"며 "추후 정부 요청에 따라 생산 및 공급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완제와 달리 원액 생산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백신은 원료가 되는 원액과 충전·포장에 해당하는 완제로 생산 과정이 나뉜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다음 물량 주문이 들어올 때까지 완제 생산을 대기하고 있다"며 "원액은 생산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선 스카이코비원 완제 생산 물꼬를 틀 수 있는 방법은 해외 허가다. 실제로 SK바이오사이언스도 해외 허가 결과에 집중하고 있다.
 
국산 1호 백신 스카이코비원 생산이 숨고르기에 들어가자 임상을 진행 중인 국내 기업들 역시 해외 판로 개척을 대안으로 보고 있다.
 
식약처 자료를 보면 지금까지 승인된 코로나19 백신 임상은 총 8건이다. 이 중 품목허가를 받은 'GBP510(스카이코비원 개발명)' 임상을 제외하면 7개 물질이 승인을 받았다.
 
코로나19 백신 임상을 진행 중인 한 기업의 관계자는 "다른 의약품과 달리 백신은 개발을 마쳤다는 것만으로도 플랫폼을 구축해 다음 감염병이 등장했을 때 대응 수단을 마련했다는 의미가 크다"면서도 "단기적 관점에서 보자면 임상을 잘 마치고 허가를 받더라도 국내 접종 가능성은 낮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우리나라에서 백신을 공급하려면 부스터샷으로 사용되거나 다가백신 개발 과정을 추가로 거쳐야 하는데, 이미 다른 선택지가 있어 사실상 국내 공급은 어렵다"며 "해외 허가나 승인을 받아 기본 접종률이 낮은 국가를 공략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기업의 관계자는 "최근 접종이 시작된 2가 백신 접종률은 낮은 편이지만 한국의 기본 접종률은 매우 높은 편"이라며 "백신 접종자가 많아 임상을 진행하기 어려운데, 설사 임상 3상까지 무사히 끝내더라도 공급만 있을 뿐 수요는 없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아프리카와 아시아 저소득 국가 접종률은 20%가 채 되지 않는다"며 "임상 개발을 중단하지 않는 한 중저소득 국가를 제외하면 대안이 없어 해외 판로 개척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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