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교원·공무원들의 노동·정치기본권 보장을 위해서는 다당제 실현을 통해 국회 진출 기회를 넓히고 법 개정과 함께 교원·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법원과 헌법재판소를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전국공무원노동조합(공무원노조)·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공무원·교원 노동·정치기본권 보장을 위한 국회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더불어민주당 김교흥·이성만 의원과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전교조 조합원 100여 명, 공노총 조합원 50여 명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지난 4월부터 공무원들의 노동 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과 정치적 자유를 보장하는 국제노동기구(ILO) 기본 협약이 발효된 만큼 제도 정비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우리 헌법 7조 2항을 살펴보면 '공무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보장된다'고 명시돼 있는데 보장이라는 단어에 보호의 의미가 담겨있다"며 "교원과 공무원의 정치적 기본권을 제한하는 국가공무원법·지방공무원법은 시대에 역행하는 구시대의 산물"이라고 짚었다.
이어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조성복 중앙대 교수는 정치기본권과 관련해 우리나라와 독일의 사례를 비교하면서 교원·공무원이 국회에 입성해 문화를 바꿔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독일의 경우 교원과 공무원의 정당 가입·활동 등 정치적 기본권의 행사가 일반 시민과 똑같이 보장되는데 우리나라 교원·공무원들은 정치기본권이 없다"면서 "그 원인은 국회에 교원·공무원을 대표할 만한 사람이 없다는 것과 헌법재판소가 교사·공무원의 정치 참여 금지를 합헌으로 판결할 만큼 보수적이라는 데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양당제가 아닌 다당제로 개편해 교원과 공무원의 국회 진출을 쉽게 하고, 사법부와 헌법재판소를 개혁해 교원·공무원의 정치 참여에 필요한 법적 근거를 확보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두 번째 발제자인 박주영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법률원 부원장은 ILO 기본 협약에 명시돼 있는 교원·공무원의 노동·정치기본권 보장 내용을 설명하면서 국내법도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계적으로 현행 공무원·교원노조법을 개정해 ILO 기본 협약에 명백히 충돌되는 사항은 국제 노동 기준에 부합되게 정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공무원·교원노조법의 정치 활동 금지 조항과 노동조합 가입 범위 제한 조항, 쟁의행위 금지 조항, 단체교섭 효력이 배제되는 교섭 사항에 관한 조항 등의 삭제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철수 공노총 부위원장은 "공무원 노동자는 헌법 제32조와 제33조에 따른 노동자임에도 불구하고 공무원노조법을 통해 노동 3권 전부를 사실상 제한받고 있다"면서 "공무원의 특별 의무만 강요하는 제도를 노동자의 권리도 보호해 주는 제도로 개선해 공무원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공무원노조법이 아닌 일반노조법 적용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표했다.
조창종 공무원노조 부위원장은 "정부는 그간 교원·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을 이유로 정치적 자유를 지나치게 억압해 왔다. 국제기구에서도 우리나라의 현행 법령이 교원·공무원의 정치 표현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고 있다고 누차 지적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와 같은 지적에도 정부는 강공 일변의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국공무원노동조합·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공무원·교원 노동·정치기본권 보장을 위한 국회 토론회’를 열었다.(사진 = 장성환 기자)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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