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와의 회동을 마치고 나와 회동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4일 법정 처리시한을 지키지 못한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이날 오후 열리는 '2+2 협의체'를 통해 합의하고 불발 시 여야 원내대표 간 담판을 통해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오는 8∼9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을 처리할 경우 예산안 파행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민주당을 압박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예산처리하고 국정조사 따라 책임을 묻기로 했는데 국정조사 전에 해임건의안, 탄핵소추안을 하면 예산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과의 회동 과정에서 파악한 것은 민주당이 8∼9일을 목표로 탄핵소추안을 내고 해임건의안은 취소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탄핵소추안이 나온 상태에서 예산이 타협에 이르기는 어려울 거라 본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집권여당이 이 장관을 지키기를 위해 국회 책무를 내팽개쳤다'고 비판하는 데에는 "이 장관을 지켜야 할 이유는 없다"며 "세월호 사고 등 정확하게 원인 밝히지 않고 정쟁하다가 재발방지대책에 소홀했다. 수사를 정확하게 보고 국정조사를 한 이후에 책임을 묻자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지금 이 장관이 진상도 밝히고 있고 재발방지 대책도 만들고 있는데 중간에 그만두고 나면 흐지부지돼 버리고, 새 장관이 오면 새 국면으로 넘어가 버린다"면서 "이 장관을 지키려는 목적이 아니라 두 번 다시 대형 인명사고가 나지 않도록 지금까지 국회가 잘못한 것을 고치자는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주 원내대표는 예산안 최대 쟁점에 대해 민주당이 윤석열정부의 예산에 적절한 조치를 안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당이 증액을 요구하는 임대주택 예산, 지역화폐 예산 등을 언급하며 "(민주당이) 자기들이 집권한 것처럼 관철하려는 예산이 있고, 정권이 바뀌어서 윤석열정부가 의욕적으로 하려는 걸 의석수의 힘으로 모두 제재하고 있으니 거기서 갈등이 생기는 것"이라고 했다.
정기국회 내 예산안 처리 가능성에 대해 "민주당이 무리하게 노란봉투법, 방송법 등 여러 법안을 강행 처리하려 하고 있고 해임건의안이라는 돌발 변수를 만들어서, 예산만 해도 8∼9일 처리가 쉽지 않을 텐데 그런 변수가 섞이면 파행이 될 확률이 대단히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민주당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에서 단독 의결한 방송법 개정안 및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소위에 단독 상정한 노란봉투법과 관련해 "민주당이 169석 숫자의 힘으로 밀어붙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회법상 안건조정위를 무력화하는 짓을 되풀이하며 국회법 정신을 완전히 파괴하고 있다"며 "이런 법들이 통과되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건의드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편 이날 오후 4시 국회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2+2 협의체'를 열어 여야 견해차로 합의되지 않은 예산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 협의체는 지난 2일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 결과로 구성됐다. 예산안 관련 감액·증액 사안과 쟁점 예산부수법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한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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