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민주당 단독 예산 땐 '추경'·합의 실패 땐 '준예산'…어떤 시나리오든 정국 요동
추경 정국 열리면 현 본예산 여야 강대강 대치 '연장전'
준예산 편성, 사상 초유의 일…여야 모두 정치적 부담
2022-12-12 15:13:35 2022-12-12 20:11:25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 건의안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여야가 내년도 예산안 합의 전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가면서 향후 추가경정예산(추경)과 준예산 카드 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어떤 시나리오가 완성되든 앞으로 정국은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여야는 12일에도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놓고 입씨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초부자감세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인세를 낮추면 60~70% 소액 주주에게 혜택이 돌아가는데 (민주당이) 그것을 외면하면서 서민감세를 (주장)하는 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며 "민주당은 입만 열면 서민감세, 초부자 감세를 얘기하는데 법인세를 낮추면 서민들에게 돌아간다"고 했다. 다만 "소위 부자감세를 피하면서 투자 유치를 촉진할 방법이 무엇이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며 '제3안' 마련을 시사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전부터 밝힌 대로 당 차원의 단독 수정안을 내 정부의 초부자감세 예산을 저지하겠다고 별렀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초부자를 위한 감세 저지, 낭비성 예산과 위법시행령 예산의 삭감, 민생예산 대폭 확보라는 민주당의 대원칙은 흔들림이 없다"며 "정부여당이 '특권 정부'를 자처하며 계속 '극소수 초부자 감세'만을 고집하고 민생예산 발목을 잡는다면, 국민 다수의 편에서 민생경제를 지키기 위한 민주당 수정안을 발의할 것임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경고했다. 민주당 마련한 내년도 예산안 단독 수정안은 정부안에서 2조원가량을 감액한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진석(오른쪽에서 두 번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비상대책위원회에 참석하며 서병수(오른쪽)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이 공언한 대로 헌정사상 최초로 야당이 감액 예산 중심의 수정안을 밀어붙일 경우 윤석열정부와 여당은 애초 내년 국정 운영을 고려해 짠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진다. 이에 감액으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하고 삭감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내년 초 추가경정예산(추경)이나 예비비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앞서 문재인정부는 올해의 경우 600조원대 본예산이 편성된 지 한 달도 안 된 1월17일 추경을 공식화했고, 여야는 다음 달 21일 여러 논쟁 끝에 16조9000억원 상당의 1차 추경을 통과시켰다.
 
민주당 역시 여전히 현재 서민 예산 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입장으로 추경을 원한다. 민주당 법률위원장인 김승원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예산이 반영이 안 돼 있어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향후 통과시키고 나서 내년에 다시 이에 따른 추경이 필요하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추경 정국이 열린다면 현재의 본예산을 놓고 벌이는 여야의 강대강 대치가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여당은 '윤석열표 예산'인 대통령실 이전 관련 예산을 따내기 위해, 민주당은 '이재명표 예산'인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예산 등을 더 늘리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전히 입장 차가 뚜렷한 가운데 대립 기간만 늘어나는 셈이다. 
 
이재명(가운데) 민주당 대표가 12일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가 김진표 국회의장이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15일은 물론 연말 직전까지 예산안 합의에 실패할 경우 '준예산'이 편성될 수도 있다. 준예산은 예산안이 올해 안에 처리되지 못할 경우 정부가 전년도 예산에 준해 집행하는 예산을 뜻한다. 이 역시 민주당 수정안 통과와 마찬가지로 헌정 사상 초유의 일로, 이 경우 합의를 이끌지 못한 여야 모두 정치적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재정당국은 준예산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9일 여야 예산안 협의가 결렬된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준예산은 상상해서도 안 되는 것이고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전날 민주당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에 반발한 국민의힘이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특위)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정국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예산안 처리를 놓고 여야의 대치가 이어진다면 연말연초 정국 혼란이 극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 여야의 예산안 대치는 민생을 위해서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지금까지 여야가 12월 말까지는 다 예산안에 타협했는데 준예산은 전례가 없지 않았느냐"며 "윤 대통령이 해임건의안을 거부하면 민주당 입장에서도 강하게 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당도 현재 예산안 처리가 늦어지면 동시에 이태원 참사 국조 활동도 늦어지는 만큼 정치적으로 나쁠 게 없다는 입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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