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이번 계약은 미국의 기존 전자결제 인프라 플랫폼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업체인 FDC가 그대로 '모바일 결제' 시장에 진출하는 길목에서 우리와 함께 한다는 데에서 의미가 큽니다."
육상균
SK C&C(034730) M-커머스 사업본부장은 지난 15일 열린 ICT 현안설명회에서 미국 전자지불 결제 시장의 40%를 잡고 있는 FDC와 함께 북미 M-커머스 사업에 진출하게 된 데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SK C&C는 지난달 미국 퍼스트데이터(FDC)와 '북미 지역 TSM(Trusted Service Manager) 종합서비스 공동 제공 계약'을 맺었다. 육 전무는 이 계약을 성사시킨 주역이다.
육 전무는 우선 "FDC의 업계 위상을 볼 때, 우리를 선택했다는 것은 SK텔레콤을 위시해 전개해 온 우리의 모바일 커머스 관련 노하우, 그리고 SK 브랜드를 인정한 것"이라며 "SK C&C는 그룹 내에서 정보시스템 부문을 담당했기 때문에 현장에서 앞으로 필요한 이노베이션을 추진할 수 있는 그런 상대라는 점에서 업계에서도 최적의 조합으로 보고 있다"고 자신했다.
실제로 국내 업계에서도 SK C&C가 FDC와 맺은 계약을 의미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국내 SI 시장 포화로 ICT서비스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해외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 맞은 중차대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SK C&C의 이번 FDC와의 계약은 TSM(Trusted Service Manager), 전자지갑(m-Wallet) 등 두 부분으로 나뉜다.
먼저 TSM은 소비자가 모바일 결제를 신뢰하도록 휴대폰 내 보안요소를 통해 라이프 사이클 관리, 발급, 취소 등을 뒤에서 중립적으로 지원해 주는 것이다.
전자지갑 사업의 경우 말 그대로 뱅킹, 교통카드, 비자, 마스터 등을 모두 통합한 것이다. 이 양자가 하나는 유저 측면(전자지갑의 경우), 하나는 시스템 지원 측면(TSM의 경우)에서 플랫폼을 구성한다.
SK C&C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이번 계약을 향후 사업 확장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다양한 모바일 커머스의 응용분야에 진출하는 게 목표다.
육 전무는 "이번 계약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앞으로 FDC와 함께 쿠폰, 기프트카드 등 애플리케이션 분야에까지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라며 "FDC가 많은 고객 기반을 우리에게 줄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실제 미국 전자결제 시장의 절반을 잡고 있는 FDC는 미국 10대 은행의 반이 고객이고, 베스트바이•월마트 등 큰 소매업체들이 고객이다.
SK C&C가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고는 하지만 M-커머스 사업은 사실 아직 시작단계에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모건 체이스 같은 은행들, FDC와 같은 전자지불결제 서비스를 하는 티시스(Tsys)나 글로벌 페이먼트, 그리고 스마트 카드 업체 젬알토(Gemalto), 지엠디(GMD) 등 SK C&C와 비슷한 전문 솔루션 프로바이더 등 M-커머스를 노리는 미국 경쟁업체들도 즐비하다.
그 밖에 구글, 애플, 마이크로 소프트(MS)등 대형 사업자들이 독자적으로 M-커머스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결국 구글, 애플과는 경쟁하려 하지 말고 서로 강점 분야를 찾아서 협업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가는 게 수익성, 성장성을 키워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육 전무는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현재 SK C&C는 FDC 뿐만 아니라 OS업체들과도 중요한 딜을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FDC와 5년 계약한 것만으로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면서 "결국 이노베이션을 잘 하는 업체, 고객 관계를 잘 설정해서 진입 장벽을 잘 가져갈 수 있는 업체가 살아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육 전무는 M-커머스 시장을 노리는 여러 사업군 중 기술업체에서 만큼은 1위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결국 SK C&C는 FDC와의 협업을 통해 미국의 고객정보와 시장 프로세스를 이해한 후 보다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는 식으로, 기술업체다운 승부를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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