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교육부가 유보 통합(어린이집과 유치원을 하나로 통합하려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교육계에서 반기는 목소리와 비판하는 의견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나뉘어있던 유아 교육·보육 체계를 일원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입장과 성급한 유보 통합 추진보다 유아 교육의 공공성 강화 등의 조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임기 내 유보 통합 추진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유보 통합은 현재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로 나뉘어있는 유아 교육·보육 관리 체계를 하나로 합쳐 일원화하는 것이다. 그동안 만 3~5세 유아 교육을 담당하는 유치원은 학교로 분류돼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만 0~5세 영유아 보육을 맡아온 어린이집은 사회복지기관으로 분류돼 보건복지부와 지자체가 관리했다. 이로 인해 유아 교육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문제 제기가 꾸준히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면서 관계 부처와 함께 '유보통합추진단'을 구성하고 0~5세 영유아 대상 보육과 유아 교육의 단계적 통합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맞춰 교육부는 지난달 29일 '영유아교육·보육통합추진위원회 및 추진단의 설치·운영에 관한 규정 제정안'을 행정예고하고 지난 3일까지 6일간 현장 의견을 받았다. 새 규정은 교육부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유보통합추진위원회'를 꾸리고, 실무 작업을 위해 보건복지부 공무원을 단장으로 하는 추진단을 교육부 내에 설치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교육계에서는 즉각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교육부 중심 유보 통합 추진을 위한 학부모 연대는 4일 서울 용산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3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이원화된 행정 체제로 인해 대한민국 영유아들의 교육받을 권리가 제한됐었다"며 "교육부 중심의 유보 통합을 통해 영유아 교육권 신장을 담보하면서도 내실 있는 일원화가 추진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위원회와 추진단은 영유아 권익 중심의 논의를 진행해야 하고, 이를 위해 학부모의 목소리가 확실히 반영돼야 한다"면서 "또한 보건복지부의 업무 이관을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확정지어야 학부모들이 안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도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교육부 중심의 유보 통합이 이뤄지는 것은 찬성하는 입장"이라며 "다만 추진단의 단장이 보건복지부 공무원이 아닌 교육부 공무원이어야 한다"고 의견을 표했다.
그러나 이 같은 교육부의 유보 통합 추진이 너무 졸속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전날 세종시 교육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는 대다수의 유치원이 겨울방학인데다 연말과 휴일까지 겹친 기간에 고작 6일간 위원회와 추진단 설치에 대한 의견 수렴을 했다"면서 "이는 사실상 유치원 현장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유보 통합의 출발은 태어날 때부터 시작되는 불평등 해소지만 어느새 주객이 전도돼 유보 통합 자체가 목적이 됐다"며 "지금 교육부가 해야 할 일은 성급한 유보 통합 추진이 아닌 유아 교육 공공성 강화 대책 마련"이라고 부연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 역시 성명을 내고 "주말을 제외하고 사실상 4일간 의견 수렴이 이뤄진 것은 현장 의견에 귀 기울이겠다는 교육부 장관의 발언과도 배치되는 졸속 추진"이라면서 "유보 통합은 관련 기관이 많고 재정·인력 등 해결해야 할 사안도 많으므로 신중하게 추진해 달라"고 요구했다.
교육부 중심 유보 통합 추진을 위한 학부모 연대는 4일 서울 용산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3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의 '유보통합추진위원회 및 추진단' 설치에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사진 = 장성환 기자)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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