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교육부가 전교조 등 단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유보 통합(어린이집과 유치원을 하나로 통합하려는 정책)을 서두르는 이유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를 '속전속결'로 처리해 반발할 틈도 주지 않는 동시에 힘에서 밀리지 않겠다 의도가 엿보인다는 분석이다.
교육부는 유보통합추진위원회와 추진단 등 조직을 우선적으로 설치한 뒤 충분한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다는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의견수렴 절차를 거친 뒤 조직을 설치하고 조율을 거치는 과정과 달리 '조직부터 설치'하고 의견수렴은 나중에 듣겠다는 '역발상'인 셈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4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일단 유보 통합을 위한 조직이 만들어져야 여러 관련 단체의 의견도 들을 수 있고 함께 논의해 정책 방향도 정할 수 있지 않겠나"라면서 "조직 설치 이후에 우선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은 먼저 진행하고, 논의가 필요한 부분은 현장에 있는 유치원 교사들을 포함해 다양한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유보통합추진단 단장이 보건복지부 공무원인 이유는 부서 간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제정안에 따르면 유보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은 교육부 장관이 하도록 규정돼 있다"며 "이에 따라 실무 작업을 위해 위원회 아래 설치하는 유보통합추진단 단장은 부서 간 균형을 맞추고자 보건복지부 공무원이 하도록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교육부는 '속전속결'로 일처리를 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영유아교육·보육통합추진위원회 및 추진단의 설치·운영에 관한 규정 제정안'을 행정예고하고 지난 3일까지 단 6일만 현장 의견을 받았다.
그러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유치원 대다수가 겨울방학인데다 연말과 휴일이 겹친 시기에 이렇게 짧은 기간 의견 수렴을 받는 행위는 유치원 현장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국가의 중대 정책을 논의하는 단위를 구성하면서 고작 6일 동안 의견을 수렴한다는 발상은 관계 기관 의견을 졸속으로 처리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며 "지금 교육부가 해야 할 일은 성급한 유보 통합 추진이 아닌 유아 교육 공공성 강화 대책 마련"이라고 꼬집었다.
교육부는 우선 유보통합추진위원회와 추진단이 만들어져야 충분한 의견 수렴을 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유보 통합 자체를 서두르는 게 아니라 유보 통합 논의를 위한 조직을 빠르게 설치하려는 목적이라는 것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난 3일 "유보 통합의 근본 취지는 양질의 유아 교육을 제공해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교육기본법에 따른 유아학교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실행 부처도 교육부로 일원화하는 만큼 유보통합추진단장 역시 보건복지부가 아니라 교육부 공무원이 맡아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교육부가 유보 통합을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유보통합추진위원회와 추진단 설치 이후 충분한 의견 수렴 절차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사진 = 장성환 기자)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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