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지난해 코스닥에 입성한 중소·벤처기업들은 미래 기업가치를 감안해 현재보다 높은 몸값으로 평가 받았지만, 지금은 대부분 경기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 분위기다. 다만 악조건 속에서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는 기업들도 일부지만 존재한다. 이들 기업의 면면을 살펴보면 여지없이 현재의 수익성 혹은 명확한 수익 모멘텀이 주가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1월 특례상장한 미술품 경매업체
케이옥션(102370)은 희망 공모가 최상단인 2만원의 공모가를 확정지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증시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 2배에 이르는 '따상'을 기록하며 5만2000원을 찍었지만 현재는 4500원대를 기록 중이다. 이같은 주가 흐름은 실적과 궤를 같이 한다. 케이옥션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분기 대비 38%나 줄어들었다. 경기 영향으로 미술품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케이옥션의 성적도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쏘카는 투자 심리가 얼어붙는 조짐이 나타났던 지난해 8월 상장을 강행했다. 당시 박재욱 쏘카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쏘카 상장 철회 가능성이 없다고 선을 그으며 "성장 가속화가 필요한 시기이기에 성장 동력을 마련해 시장에서 먼저 발전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쏘카(403550)의 공모가는 2만8000원이었으나 5일 현재 종가는 1만8850원으로, 종가보다는 1만원 가까이 떨어져 있다. 한때 반의 반토막 수준까지 주가가 떨어졌지만 그나마 수익성이라는 무기로 다시 반등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7%, 영업이익은 661%나 뛰면서 주가도 함께 힘을 받고 있다.
폰트업계 최초로 지난해 10월 코스닥에 상장한
산돌(419120)의 당시 시초가는 2만4150원이었으나 5일 기준 종가는 1만2650원을 기록했다. 앞서 산돌의 공모가는 1만8800원으로 밴드 최상단으로 확정된 바 있다. 산돌은 폰트 시장을 개척한 기업으로서 14개 언어의 2만7000여 종 폰트를 서비스하고 있다. 지난 2018년에는 폰트 구독플랫폼을 만들고 암호화 기술을 적용해 일정 금액을 내면 폰트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사업 모델을 토대로 해외 진출을 노리면서 상장을 했지만 시장 한파를 만나 기대에 못 미치는 주가를 형성하고 있다.
혹한기였던 지난해 12월에 상장한 글로벌 콘텐츠 엔터테인먼트기업
SAMG엔터(419530)의 경우, 175만주를 발행해 378억원을 조달할 계획이었으나 최종 공모총액은 238억원에 그쳤다.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SAMG엔터는 신규 비즈니스 확장이라는 목표로 상장을 진행했다. SAMG엔터 관계자는 "사업모델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며 "신규 IP(지적재산권)를 바탕으로 신사업에 진출해 좋은 성과를 거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SAMG엔터의 공모가는 1만7000원에 그쳤지만 이후 상황은 나쁘지 않다. 올 들어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형성된 데다, SAMG엔터가 제작한 3D 애니메이션 '반짝반짝 캐치! 티니핑'이 중국 OTT 서비스에서 인기 급상승 1위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SAMG엔터는 5일 기준 3만6500원의 종가를 기록했다.
결국 당장의 수익성과 성장성이 분명한 기업만 시장에서 그나마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에 기대했던 기업들 상당수가 상장을 철회했다"며 "자금이 필요하고 수익성이 담보되는 곳들만 상장을 진행했고 그마저도 큰 기대는 걸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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