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IPO 총결산)최악의 한해, 올해 13개사 상장 철회…내년 반전 가능할까
상장 성공해도 부진…4분기 신규상장사 50%는 공모가 희망밴드 미만
"밸류에이션 측정부터 잘못…공모주 공모가 밴드 눈높이 낮춰야"
내년 IPO시장 찬바람 계속…금리인상 끝나고 밸류 측정 다시해야
2022-12-23 06:00:00 2022-12-23 0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증시 시중의 유동성이 줄어들면서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공모주 투자 수요가 감소하자 기업들의 상장 철회도 급격히 늘었다. 올해 바이오노트(377740)의 상장을 끝으로 IPO시장이 막을 내리면서 투자자들도 내년 IPO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다만 업계에선 내년까지 시장 부진이 지속될 수 있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장을 준비하던 기업 중 공모를 철회한 기업은 13곳에 달한다. 지난 6일 자람테크놀로지가 공모 철회를 결정했으며, 지난달에는 바이오인프라와 밀리의서재, 제이오 등이 공모를 철회했다. 앞서 현대엔지니어링, 원스토어, SK쉴더스 등 대기업마저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장을 포기했다.
 
상장에 성공한 기업들의 성과도 좋지 못하다. 올해 마지막 공모주인 바이오노트의 경우 희망 공모가액으로 1만8000~2만2000원을 제시했지만, 대다수 기관의 희망 범위 아래 가격을 써내면서 하단 기준 절반 가격인 9000원으로 확정했다. 앞서 상장한 SAMG엔터(419530)펨트론(168360), 인벤티지랩(389470), 엔젯(419080), 윤성에프앤씨(372170), 디티앤씨알오(383930) 등도 공모가를 희망 밴드 하단으로 확정했다. 
 
공모가 하단으로 결정되는 기업들은 하반기 들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공모가가 희망 밴드 하단 밑으로 결정된 기업은 전체 공모주의 15.4%에 불과했으나 올 3분기 36.8%로 급증했으며, 올해 4분기에는 50%로 늘었다. 이는 IPO시장에서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비중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공모가 양극화에 대해 밸류에이션 측정이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공모주들이 상장 청구를 할 때 증시에 있는 피어그룹에 대비해서 할인을 해줘야한다”며 “청구 때보다 증시는 빠졌지만, 공모주들은 밸류에이션을 그대로 가져갔다”고 말했다. 이어 “할인을 받아야 하는 기관투자자들의 참여가 부진하면 결국 희망 밴드보다 공모가가 낮게 결정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올해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 하락으로 투자금 회수를 하지 못한 기관투자자들이 많다는 점도 문제다. 이 대표는 “결국 공모주도 시장에서 사줘야 하는데, 올해 공모주들이 하락하면서 투자자들도 다들 물려있었던 상황”이라며 “신규 매입세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공모주들도 공모가 밴드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IPO시장이 막을 내리면서 시장의 시선은 내년으로 쏠리고 있지만 내년에도 분위기 반전은 어려울 것이란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내년까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시장 회복 시기를 내년 5월로 점쳤다. 그는 “내년 1분기까지는 많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내년에도 미국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나라 역시 미국 금리에 맞춰서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3월 말에 기업들의 올해 실적이 나오고, 신규 상장기업들이 올해 실적을 기반으로 밸류에이션을 측정, 상장신고서가 나오려면 내년 5월은 돼야 할 것”이라며 “5월쯤에는 금리 인상도 마무리되면서 시장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진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IPO 시장 침체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시중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올해 투자금 회수를 못하고 발이 묶인 기관 투자자들이 많아 공모 규모가 큰 IPO는 공모가밴드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지 않고서는 추진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병기 바이오노트 대표이사, 상장기념식 타북 사진.(사진=바이오노트)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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